'총수 父子 회사 부당지원' 이해욱 DL 회장, 1심서 벌금 2억 선고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7-27 17:5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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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유죄 인정...“엄벌 필요하나 과징금 내고 지분 넘겨” 구속 면해
2017년에는 “사이드미러 접고 운전해” 운전기사 갑질로 벌금형 받아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부자(父子)가 소유한 회사에 부당 이득을 챙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해욱(53) DL그룹(옛 대림) 회장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27일 오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또 함께 기소된 DL그룹 지주사 DL(디엘, 옛 대림산업)과 글래드호텔앤리조트(옛 오라관광)에 각각 벌금 5000만 원, 3000만 원을 선고했다. 

 

▲ 개인 소유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DL그룹 이해욱 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 회장은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법인 에이플러스디(APD)에 대림산업이 그룹 호텔 브랜드 사업 기회를 넘겨주고, 그룹 계열사 오라관광이 APD에 유리한 조건으로 브랜드 수수료를 지급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10년 설립된 APD는 이 회장과 장남 이동훈 씨가 각각 55%, 45%씩 지분을 보유한 가족 회사로, 대림산업이 호텔 사업 진출을 추진할 당시 자체 개발한 ‘글래드(GLAD)’ 브랜드를 넘겨받아 상표권 출원 및 등록을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APD가 대림산업 자회사인 호텔 운영사 오라관광과 브랜드 사용 계약을 맺고, 지난 2016년 1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총 3건의 거래를 하는 대가로 31억 원 규모의 수수료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국내 기업집단 19위 DL의 총수인 이 회장이 본인의 지위를 이용해 아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간 부당거래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지난 13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반면에 이 회장 측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날 재판부는 “대림산업이 APD에 자사 브랜드 글래드의 상표권을 취득하게 하고, 이익을 얻게 한 점이 인정된다”며 “오라관광은 APD에 정상적인 거래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사용료를 지급해 특수관계인인 이 회장에게 부당하게 이익을 귀속시켰다"고 판시했다.

이어서 ”이 회장은 대림산업의 사업계획과 오라관광의 거래행위를 지시할 위치에 있었다“며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내부거래로 총수 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규제하는 것으로서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 회장과 DL, 글래드호텔앤리조트가 공정위에서 부과한 과징금을 모두 이행했다”며 “이 회장이 APD로부터 배당 등 현실적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으며, 범행 도중 자신과 아들의 지분 전부에 대한 위법상태를 해소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DL이앤씨 사옥 'D타워 돈의문' 전경 [사진=DL이앤씨 제공]


한편, 이 회장은 고 이재준 대림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지난 2016년에는 전직 운전기사들이 이 회장으로부터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도록 지시를 받거나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왔다고 폭로하면서 갑질 행위가 드러났다.

이듬해 검찰은 이 회장을 벌금 10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넘겨 1심에서 벌금 1500만 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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