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자정작용 상실...'밀실 자율규제' 한계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최근 게임업계가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여야가 뜻을 모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게임업계의 자율 규제로는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 데다, 이른바 ‘갑질’을 서슴지 않으며 소비자를 기만해온 게임사를 향한 실망과 분노가 증폭되면서 이용자들이 불만을 터트리자 정치권에서도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부산해운대구갑)은 지난 24일 대형 게임사에 ‘게임물이용자위원회’를 설치해 확률을 함부로 속일 수 없도록 감시와 견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확률조작 국민감시법’을 대표 발의했다.
또 권명호, 김승수, 김예지, 김용판, 백종헌, 서범수, 서일준, 송석준, 신원식, 양금희, 이철규, 최승재, 하영제, 한무경, 황보승희 의원(이상 국민의힘), 김주영, 이상헌, 임종성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하면서 여야가 문제 해결에 한 목소리를 냈다.
▲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부 |
이번 법안은 방송법상 ‘시청자위원회’처럼 일정 규모의 게임사에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구조와 확률정보를 조사하고, 시정요구도 할 수 있도록 ‘게임물이용자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도 ‘게임물이용자권익보호위원회’를 설립해 소비자 권익 보호 활동을 지원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도록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 출처=하태경 의원실 |
한편, 지난 16일 하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 관련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하 의원실은 국내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이른바 '3N'에서 제작·운영하는 ‘5대 악덕 게임’을 선정하고 관련 의혹들을 정리하면서 게임업계의 자정 노력에만 기대는 건 사실상 문제 해결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는 결론을 내놨다.
특히, 하 의원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민·관 합의로 운영되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질타하며 국회마저 확인이 불가한 ‘밀실 자율규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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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CI |
황희 문체부 장관도 지난 22일 게임업계 현장 간담회에서 "자율규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정적 인식이 국내 게임산업 전반으로 확산될까 우려스럽다"며 "지금이라도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법정화를 통해 이용자의 불신을 해소하고 게임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 의원은 “확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더라도 ‘게임사가 공개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하는 신뢰성 확보의 문제가 남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확률조작 국민감시법’이 문체위에서 논의 중인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이상헌 의원안)과 함께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므로 여야가 뜻을 모아 초당적인 협력을 이뤄낸 것”라고 평가했다.
▲ 출처=하태경 의원실 |
앞서 넥슨은 이번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관련 논란에 “유료 강화/합성류 정보까지 전면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상은 현재 자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주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으로 모든 유료 확률형 아이템까지 확률을 단계적으로 공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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