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출소’ 이호진 전 태광 회장...‘10년 흑역사’ 마침표 찍을까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0-11 04:16:14
  • -
  • +
  • 인쇄
‘간암 투병’ 불구속 재판...보석 중 음주·흡연 ‘황제보석’ 논란도
태광그룹, 장기간 오너 리스크 시달려...M&A·지배구조 개편 ‘주목’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11일 만기 출소한다.

총수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 장기간 시달려 왔던 태광그룹이 오너 리스크를 털어내고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서울=연합뉴스]


거액의 비자금 조성을 비롯해 방송사업 관련 로비, 경영권 편법 승계 등 의혹을 받던 이호진 전 회장은 횡령·배임, 배임수재, 조세포탈 등 혐의로 지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이듬해인 2012년 2월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과 벌금 20억 원을, 그해 12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 6개월에 벌금 10억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은 간암 치료 등 건강상 이유로 13차례나 구속집행정지 연장 결정을 거듭 받아내고, 간 이식 수술 명목으로 병보석을 허가받는 등 7년이 훨씬 넘는 동안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 비판이 일었다.

지난 2018년에는 병보석 중 술집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돼 이른바 ‘황제보석’ 논란이 들끓었다.

같은 해 12월 법원이 이 전 회장의 보석을 취소해 다시 수감 상태로 재판을 받았고, 기소 후 8년여 만인 2019년 6월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다.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6억 원을 선고받았다.

▲ 태광그룹 흥국생명빌딩 본사 사옥 [사진=태광그룹 제공]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후 10년 동안 오너 리스크에 시달려야 했다.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차명주식, 무기명 채권 등이 드러나자, 이 전 회장의 누나는 태광그룹 창업주인 고 이임용 회장의 상속재산이라며 이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이 전 회장은 누나와 1·2심에서 다퉈 승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도 이어졌다.

공정위는 지난 2019년 이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의 김치와 와인을 그룹 계열사에 강매한 혐의로 이 전 회장과 그룹 임원, 관련 계열사들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올해 8월 임원만 불구속 기소했다.

또 올해 2월에는 이 전 회장을 차명주식 관련 허위 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회장은 약식 기소돼 지난 3월 벌금 3억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4월 초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로써 이 전 회장은 흥국생명, 흥국화재, 고려저축은행 등 태광그룹 금융 계열사의 경영에 공식적으로 복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 관계 법령에 따라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 태광그룹 지분도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한편, 수감 생활을 마친 이 전 회장이 M&A 등 그룹 경영 현안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전 회장은 수감 중에도 회사 주요 업무를 직접 챙기며 '옥중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태광그룹은 아직 지주사 전환이 진행되지 않아서 이 전 회장이 주요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이 전 회장은 지난 5월 1일 기준으로 태광산업 29.5%, 흥국생명 56.3%, 흥국증권 68.8%, 고려저축은행 30.5%, 티알엔 51.8% 등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의 장남 이현준 씨는 티알엔 39.4%, 티시스 11.3%, 대한화섬 3.2%, 이채널 6.1% 등을 보유 중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석호
이석호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서울창업허브 공덕X스케일업센터, 투자 유치 지원 사업 성료
[메가경제=정호 기자] ‘서울창업허브 공덕과 스케일업센터’(이하 서울창업허브)는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제3회 스케일업위크’를 11개 참여기업과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23일 밝혔다. 20일 ~ 22일 3일 간 열린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위크’는 보육기업의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센터 멤버십(VC, AC, 투자 유관기관

2

이디야커피,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
[메가경제=정호 기자] 이디야커피가 글로벌 관광객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위챗페이(WechatPay), 알리페이플러스(Alipay+), 유니온페이(UnionPay), 라인페이(Line Pay) 4종의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를 전국 가맹점에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는 이날 순차 적용되며, 외국인 관광객들은 본인 국가에서 사

3

롯데중앙연구소 주니어보드, 서진학교 나눔마켓 수익금 전액 기부
[메가경제=정호 기자] 롯데중앙연구소는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에 주니어보드가 자발적으로 기획한 나눔마켓의 수익금 전액을 전달하고, 서진학교 재학 아동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냠냠연구소’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롯데중앙연구소 주니어보드는 MZ세대 직원으로 구성됐으며 사내 기업문화 혁신과제 도출 및 실행과 경영진과 직원 간의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