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로봇테크 등 신사업 매출 '잰걸음'
[메가경제=정호 기자] 국정감사 때 마다 뭇매를 맞고 있는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이미지 쇄신을 위해 향후 입점업체 상생안과 신사업을 통해 활로 찾기를 모색하고 있다. '신뢰회복'이라는 기로에 놓인 우아한형제들에게는 입점업체의 불만을 잠재우고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것이 급선무로 지적된다.
11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 상생 방안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외식업주들의 배달업계 상황에 대한 우려 또한 인지하고 있다. 배달앱 운영 측과 입점 업체들은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6차까지 상생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타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14일 7차 회의가 예정됐지만 입장 차이가 좁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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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임시 대표는 "배달의 민족 약관이 한국 법률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사진=우아한형제들] |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배민 입장에서는 주요 수익 모델인 '배달수수료'를 대대적으로 손 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앞서 배민은 '차등 수수료' 상생안을 내놓았지만, 정부와 자영업자들의 원성은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결국 대대적인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 개편과 사업 모델 마련 등 또한 필수 불가적인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쿠팡이츠, 요기요 등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 냈다. 횡포와 갑질로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누적시키며 배달앱들이 잇속만 챙긴다는 내용이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배달의민족의 수익 시스템인 '배달의민족 주요 수익 창출 광고 시스템'을 공개했다. 우리가게클릭,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등이다. 각각 광고리스트 상점 클릭 시 요금 발생, 정액제로 운영되며 특정 위치에 자동 노출되는 시스템, 광고 카테고리에 노출되는 대신 주문 시 수수료가 발생하는 시스템이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배민은 올해 6월 기준 시장 점유율 61.4%를 가진 독점적 사업자로 가입 점주를 모으고 수수료를 올려버리는 등 시장 지위를 확보한 뒤 제도를 바꾸는 모습을 보였다"며 "앱을 켜면 직접 운영하는 가게 배달 서비스와 배달 대행사와 비교해도 배치 면적에서 6배 이상 차이 나며 배민클럽 최혜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올해 9월까지 14번 약관을 변경해 96개 조항을 신설 및 수정, 삭제했다"며 "입점 소상공인에게 협상 기회를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적용했으며 이는 플랫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사이 힘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임시 대표는 "배달의 민족 약관이 한국 법률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약관은 이미 법적 검토를 마쳤지만 말씀 주신 부분을 면밀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반데피트 대표는 이날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말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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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민족의 주문 수수료와 관련한 양보에 대해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질타가 이어진 가운데 아직 주문 수수료에 대해 배민이 양보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문제에 정부도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도 배달앱 수수료율 상한제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 7월 배달앱 운영 측과 입점 업체들, 이해관계자들로 '상생협의체'를 구성했지만 6차까지 이어진 협의에도 입장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법제화 카드를 꺼내며 합의를 종용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존 배민의 중계수수료는 2만원 상당의 음식을 주문하면 9.8% 즉 1960원을 내야했다. 앞서 배민은 매출액을 기준으로 배달 수수료를 차등적용하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수수료 비중은 매출을 기준으로 ▲상위 60% 이상 9.8%(기존과 동일) ▲상위 60%~80% 업주 4.9~6.8% ▲상위 80~100% 업주 2% 각각 차등 적용 등이다.
배민은 이 수수료를 점포의 할인 혜택에 따라 1000원이면 6.8%. 1500원이면 4.9% 할인하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입점단체는 되려 이 방식이 손해를 누적하는 상생안이라며 반발했다. 상위 60%~80% 매출을 거두는 업주들은 2만원 주문에 1000원 할인혜택을 제공했을 때, 6.8%의 중계수수료가 빠져나가 1200원 상당의 금액을 추가로 내야 한다. 총 약 2200원의 부담을 져야 하기에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실질적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주문 음식 가격은 3만5000원 수준이다. 1500원의 할인 혜택 또한 상황이 마찬가지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소비자의 혜택을 늘리기 위한 방침"이라며 "제시된 금액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확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배민의 수수료 인하는 결국 매출 하락을 동반할 수 있다. 배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41555억원, 영업이익 6998억원을 거둬들였다. 전년 대비 각각 15.9%, 65% 증가한 수치다.
주로 배달 중계 수수료 부분의 대대적인 손질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구가 요구되는 셈이다. 현재 배민은 커머스 사업과 로봇 사업에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배민의 커머스 사업인 B마트는 지난해 상품매출이 6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직매입한 물건을 판매해 발생하는 상품 매출은 이 B마트의 성장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주문 금액이 초기 대비 3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마트는 서울,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과 경기, 부산, 대전 등 70여 도시에서 도심형 유통센터(PCC)를 운영하며 운반비, 보관비 등 비용을 절감해 왔다.
테이블 오더와 서빙·배달 로봇 등 사업은 아직 유의미한 성과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향후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배민은 손님이 자리에 앉아 주문부터 점원 호출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배민오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QR을 연동해 휴대전화로 고객이 주문을 할 수 있다. 서비스는 매장에 맞춰 협의와 설치를 거친 뒤 진행한다.
배민 관계자는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이기에 유의미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향후 하나의 경쟁력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 비-로보틱스 또한 서빙로봇에 대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지난 4월 월 렌탈료 20만원대 상품을 출시한 비-로보틱스는 2022년 서비스 도입 후 가격 경쟁력을 주된 강점으로 삼았다.
실외 대발 로봇인 '딜리' 또한 한창 실증 중에 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일대에서 딜리의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우아한형제들은 지형지물 추돌, 음식물 변형을 비롯한 돌발상항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주문 음식을 인계받아 배달 효율을 높이고 및 주상복합단지에서는 외출 없이 적은 금액으로 배달을 받아볼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는 중계수수료 부담에 대한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배민 입장에서는 비록 딜리버리히어로라는 독일 모회사가 존재하지만 국내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위해서는 '상생'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이윤을 추구할 수밖에 없어 다른 수익 모델을 통해 중계수수료에 대한 손실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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