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규제’ 시행, 게임산업 대격동...업계 오징어게임으로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1-12 11: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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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게임사, 수익성 악화 우려...확률형 아이템 개선
대형 게임사, 장르 다변화·신사업 진출 등 대응 분주

[메가경제=이동훈 기자]오는 3월 지나친 사행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확률형아이템을 규제하기 위한 게임개정법안이 전면 시행되면서 게입업계에 대격동이 예상된다. 

 

이에 중소 게임 개발사들은 당장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은 장르 다변화, 신사업 진출 등 명암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규제법 시행으로 게임 내 과금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국내 게임 생태계 전반에 걸쳐 대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3월 22일부터 '확률형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게임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이른바 '확률형아이템 규제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게임 내 과금 시스템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기존에는 게임사들이 확률형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지 않아 유저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식의 불투명한 정보 비대칭 상황 아래 과금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게임법 개정안은 확률형아이템의 종류, 획득 방법, 획득 확률 등을 게임사 홈페이지와 게임 내에서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게임 내 과금 시스템이 보다 투명해지고, 유저들은 자신이 원하는 확률형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게임사들은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사들은 ‘유저 보호’와 ‘수익성 악화’ 사이에서 고민

그러나 게임사들은 이 법안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하고 있다. 확률형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면, 유저들이 낮은 확률의 아이템에 대한 과금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법 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일부 게임사들은 확률형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낮추거나, 확률형아이템의 종류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유저의 알권리 보호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확률 공개로 인해 유저들의 과금 심리가 위축될 수 있어 수익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도 "유저의 알권리 보호를 위해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확률 공개로 인해 유저들의 과금 심리가 위축될 수 있고, 이는 결국 중소 게임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체적으로 게임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중소 게임사들은 유저의 알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확률형아이템 정보 공개에 협조하겠다면서도 법 시행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향후 게임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대체로 전문가들은 확률형아이템 규제법 시행으로 게임 내 과금 시스템이 보다 투명해지고, 유저들의 알권리가 보호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수익모델이 천편일률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하게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흥주 한국게임학회 부회장은 "게임사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좀처럼 확률형 수익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리를 끊고, 유저들이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느끼게 만드는 게임사 만의 특징적인 사업모델들이 등장할 것이다"라며 한국 게임 산업의 대변혁을 예고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이와 같은 토양이 형성되면서 한국 게임사들이 글로벌 게임산업을 선도하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엿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실제 일부 게임사들 경우 이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넥슨 등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MMORPG)에서 벗어나 캐주얼, 생존, 대전, 슈팅 등 다양한 장르를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의존도를 낮추거나 아예 없애고, 유저의 게임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수익 구조를 개선하면서 점진적으로 국산 좀비 생존 게임 ‘낙원’ 등 게임 유저들에게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

넥슨은 지난해 글로벌 타깃의 FPS '더 파이널스' 등을 출시하며 장르 다각화 및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이 중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국제 게임쇼 '지스타'에 8년 만에 복귀해 MMO 슈터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등 역시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개선하고 전세계에서 흥행한 한국 웹툰과 드라마 IP를 활용한 신작들을 출시하며 오픈월드 RPG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출시 전부터 게임유저들의 극찬과 관심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래프톤은 2023년에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으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했다. 다양한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를 확보하며 신작 개발에 나설 뿐만 아니라, 유망한 게임업체와 투자로 연결된 파트너십을 체결해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에 기대작 익스트랙션 RPG '다크 앤 다커 모바일', 인생 시뮬레이셔녀 게임 '인조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소 개발사들도 변화를 준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익명의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형아이템 규제법 시행으로 게임사들은 확률형아이템을 단순한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닌, 게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로 인식전환하는 계기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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