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석포면에 '사람이 남는 구조' 만들다
폐수 무방류·문화·체육 투자까지… 환경·사회·지역 상생을 잇는 선순환 실험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인구 절벽과 지방소멸은 더 이상 미래의 공포가 아닌 현실의 과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비수도권 지자체 10곳 중 7곳 이상이 소멸 위험을 '높음'으로 인식하고 있다.
일자리 부족이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 속에서 전문가들은 지역 기반 산업의 정착과 기업의 역할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일본 아이치현이 글로벌 기업 도요타와 손잡고 '도요타시'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낸 것처럼 국내에서도 한 향토 기업을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가 활기를 되찾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바로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과 '영풍 석포제련소'의 이야기다.
◆ 경제: 50년 외길, 봉화의 든든한 경제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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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 석포제련소[사진=영풍] |
1970년대 문을 연 국내 최초 현대식 아연 제련소인 영풍 석포제련소는 지난 50년간 경북 북부권의 유일한 대규모 사업장으로서 지역 경제의 심장 역할을 해왔다.
인근 봉화군과 태백시 주민들에게는 안정적인 삶의 터전을 지역 사회에는 꾸준한 활력을 공급하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인구 증가 기여도다. 봉화군의 소멸위험지수는 0.12로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에 해당할 정도로 봉화군 전체 인구는 감소 추세지만, 석포제련소의 임직원 수는 2012년 499명에서 2023년 576명으로 늘었다.
동반 가족 수 또한 2000년 504명에서 2023년 2316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는데 비결은 ‘봉화사랑 주소 갖기’ 캠페인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 환경: 폐수 제로 도전, 수달이 돌아온 낙동강 최상류
세계 4위 규모의 아연 생산 능력을 갖춘 영풍 석포제련소는 ‘환경과 산업의 공존’이라는 난제를 '기술력'으로 돌파하고 있다.
2019년 ‘환경개선 혁신계획’ 수립 이후 매년 1000억원 규모의 환경 예산을 집행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누적 투자액은 5400억원에 달한다.
그 정점은 2021년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된 ‘폐수 무방류 시스템(ZLD)’에서 이뤄졌다.
공정 폐수를 단 한 방울도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전량 재처리해 재활용하는 이 시스템을 통해 연간 약 88만㎥의 공업 용수를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강원 영월군 등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혁신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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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에서 출몰한 수달[사진=영풍] |
2022년부터 최근까지 제련소 앞 하천에서 멸종 위기종인 수달이 반복적으로 관찰될 만큼 주변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 문화: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종합 스포츠 콤플렉스'와 문화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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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포주민생활체육센터[사진=영풍]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문화와 체육 영역에서도 빛을 발한다. 석포제련소는 약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인조 잔디 축구장을 조성하며 ‘종합 스포츠 콤플렉스’를 완성했다.
기존의 테니스장, 풋살장 등과 어우러져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여가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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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석포마을 공모전 포스터[사진=영풍] |
문화 콘텐츠 육성에도 진심이다. 4년째 이어온 ‘석포마을 공모전’은 물론 석포중학교 학생들의 단편영화 제작 지원은 문화 삶에 있어 큰 결실을 맺었다.
학생들이 직접 기획·출연한 작품이 ‘제16회 국제청소년평화·휴머니즘 영상 공모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해 시골 마을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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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포중 단편영화교실 2기 워크샵 [사진=영풍] |
◆ 인구: 교육의 질이 인구 절벽을 막는 방패
전국의 면 단위 초등학교들이 폐교 위기에 처해 있지만 석포초등학교는 예외다. 1935년 개교한 석포초등학교는 봉화군 내 면 단위 학교 중 유일하게 전교생 수가 100명 안팎에 이르며, 병설유치원 역시 학급 수 3개를 유지하는 봉화군 내 유일한 공립유치원이다.
학생 수 증가로 학교는 교실 4칸을 추가로 확장했다. 석포중학교 역시 전교생 약 40명 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아동·청소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이유는 다자녀 가구가 많기 때문이다.
석포제련소 직원 중 네 자녀를 둔 가정이 2가구, 세 자녀 이상을 둔 가정은 11가구에 달한다.
이는 제련소가 제공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정주 여건 그리고 교육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최근에는 구미 해평중학교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해 친환경 설비를 견학하는 등 석포제련소는 이제 산업 현장을 넘어 ‘기후위기 대응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석포제련소와 봉화군 석포면의 ESG경영 사례는 기업이 단순히 이윤을 창출하는 곳을 넘어 지역의 인구를 지키고 환경을 개선하며 문화를 꽃피우는 ‘공동체 선순환의 핵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방소멸의 파고가 높아지는 지금 기업과 지역이 나아가야 할 상생의 모범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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