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보험대리점 업무 영위 가능해야 경쟁력 올라
자동차 리스·렌털 차별규제는 실무·소비자 혼란 초래해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캐피탈 업계가 최근 지속적인 수익 부진과 건전성 악화에 시달리는 가운데 정상화를 위해 부수업무 규제 완화와 효과적 자본규제가 필수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업무 가능화와 리스·렌털 통합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신용카드학회의 여신금융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7일 오후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이하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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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카드학회의 여신금융 태스크포스(TF)는 17일 오후 1시,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24 캐피탈 미래비전 포럼’을 개최했다.[사진= 메가경제] |
◆ 캐피탈사 중고차매매·통신판매업 확대 제약 없애야
학회에 참여한 여러 발제자들은 국내 자동차 금융시장이 빅테크 기업들의 진출로 인해 캐피탈사들의 설 자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요 캐피탈사들은 중고차 시장과 비대면 서비스 진출 등 부수업무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중고차 매매업이 캐피탈사가 보유한 자산(리스 반납차, 할부 연체차 등)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이어 “ESG 경영 측면에서도 탈 수 있는 차량은 매매하고, 탈 수 없는 차량은 폐기해 자원 재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자원 순환과 환경보호 실현에도 중고차 매매업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플랫폼과 라이브커머스 등 통신판매업을 통한 비대면 금융 강화도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채 교수는 “디지털 금융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금융·비금융 융합 사업 전체의 제약을 없애야 한다”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캐피탈사의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위험기반 자본적정성 평가제도 도입 필요해
캐피탈 업계가 최근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PF 부실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면서, 금융계 부실내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효과적인 자본규제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효과적인 자본규제를 위해 위험기반 자본규제가 필요하다”며 “이는 캐피탈사의 위험인식을 높여 연체율 하락, 충당금을 적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교소는 또 “현행 레버리지 배율 산출은 위험가중자산 대신 총자산을 고려하기에, 정확한 위험인식에 한계가 있다”며 “위험기반 레버리지 배율을 도입해야 캐피탈채의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캐피탈 경쟁력 제고를 위해 캐피탈사가 보험대리점 업무를 영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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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신금융연구소] |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팀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자동차보험과 관련한 상품 비교추천서비스가 부진하다”며 “캐피탈사의 보험대리점 업무가 가능해져야 자동차 금융서비스와 결합하는 비교추천서비스 흥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이어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캐피탈사가 가진 데이터가 보험대리점 업무와 결합했을 때 소비자의 편익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포럼에 참여한 법률 전문가들은 자동차 산업이 공유경제, 즉 ‘소유’에서 ‘대여’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엄태섭 법무법인 오킴스 파트너 변호사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맞춰 리스와 렌털의 차이를 명확히 하거나 통합해 법률체계를 간소화하고,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특별법이 필요하다”며 “리스와 렌털의 차별규제는 실무적 혼란과 소비자불편을 초래하므로, 규제통합과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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