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호 새판짜기 시험대?...임원인사 대대적 '쇄신'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12-13 15:16:52
  • -
  • +
  • 인쇄
조직 슬림화·젊은 임원 발탁 ·17개 그룹 축소
부행장 11명 교체…1971년생 전격 발탁
내년 행정업무 본격화 대비 의지 분석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은행이 내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눈에 띄는 점은 부행장급 임원 5명을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절반에 달하는 11명을 교체했다는 점이다. 또 본부조직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우리은행이 부행장급 임원 5명을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절반에 달하는 11명을 교체했다. 본부조직도 기존 20개 그룹에서 17개 그룹으로 축소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13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이는 정진완 차기은행장 후보가 내년 본격적으로 취임한 이후를 대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 등 미리 새판 짜기를 단행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조병규 현 행장의 임기가 12월 말임에 따라 정 후보자는 당장 1월부터 행장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대대적으로 단행했다. 임원인사를 구체적으로 보면 부행장 정원을 23명에서 18명으로 대폭 줄이고, 기존 부행장 중 11명이 물러났다. 

 

승진한 6명 부행장 중에는 1971년생도 포함됐다. 이는 정진완 차기은행장 역시 56세로 젊다는 점에서 젊은 인재 중심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중 해외법인장의 연령도 1970년대생 본부장급을 과감하게 발탁해 젊은피 수혈로 해외영업 활성화를 꾀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미국·베트남·중국 등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배치하던 관행을 해왔다.  

 

조직개편부분에서는 슬림화를 추진했다.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사업그룹들을 나눠 담당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하고 각 사업그룹장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구체적으로 ▲개인그룹(개인+부동산금융) ▲WM그룹(자산관리+연금사업) ▲기업그룹(중소+대기업)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통합하고, 유사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을 통폐합해 조직 슬림화와 효율성을 도모했다.

 

IB그룹의 경우 기존 CIB그룹에서 별도 그룹으로 독립해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등 자본시장부문 계열사와의 연계영업과 시너지 창출에 집중토록 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관리를 체계적으로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구체적으로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해 감독·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해 책무구조도 이행 등 책무관리 업무의 충실도를 높이기로 했다.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모아 재배치했다.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이는 현장직원들의 중복된 업무량을 단순화 시켜 영업 업무에 보다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내실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금융사고 예방 방지를 위해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정보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조직 간 사각지대 없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해 담당 임원들로 구성된 협의체도도 신설할 계획이다. 

 

지주와 은행 통합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지주, 은행 각 조직의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관리를 실행하기 위해서다.

 

미래영업 구축환경을 위해 WON뱅킹사업본부도 편제했다. ▲WON뱅킹사업부 ▲MyData플랫폼부 ▲인증사업플랫폼부 등 3개 부서를 집중 배치해 최근 리뉴얼한 WON뱅킹 플랫폼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온뱅킹 플랫폼 사업은 정진완 차기 은행장 후보가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시절부터 공을 들인 사업으로 알려진다. 정 차기 은행장이 공급망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조직을 만든 바 있다. 향후 조직을 확대, 고객 유인과 활성화를 계속 해나갈 방침이다.

 

영업조직도 개편한다. 인근 영업점 5~6개를 묶어 공동영업·합산평가하던 ‘영업점 VG(Value Group)제도’를 내년부터 전면 폐지한다. 개별 영업점 단위의 세밀한 고객관리와 신속한 영업추진이 변화된 점포환경에 부합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전면적 조직 쇄신을 위해 기존 현장과 영업경험이 풍부한 본부장 중심으로 '혁신경영TFT'를 가동시켰다. 이는 ▲디지털·IT 인력 ▲성과관리체계 변경 ▲퇴직직원 경력 활용 ▲여성인력 확대 등 은행의 중장기적 인사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중심에 두고 본부조직 슬림화와 영업조직 효율화를 위한 고민을 담았다"며 "한층 젊어지고 역동적인 경영진과 함께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본업 경쟁력을 높여 2025년을 '신뢰받는 우리은행'회복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우리금융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안정화와 함께 능력 있는 젊은 리더를 임원으로 전진 배치한 이번 인사에서 9명의 임원 가운데 3명이 교체됐다.

 

특히 경영지원부문과 브랜드부문에는 1970년대생 소속 부서장을 상무급 임원으로 승진 발탁해 부문별 사업추진의 연속성에 중점을 뒀다. 또한 성장지원부문에는 은행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해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와 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적인 위기를 맞으면서, 고객과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만큼 새롭게 발탁된 경영진들이 조직에 변화와 혁신의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혜원
문혜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