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기] '실내에서 전기차 EV6 가속성능 체험',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09-08 13: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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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세월 방직공장 정체성, EV6와 엮은 공간
홍보 목적에 충실, 문화 공간으로의 범용성은 부족

지난달 27일 서울 성수동에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만을 위해 기획된 복합 문화 공간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가 문을 열었다.

개장 열흘 뒤인 지난 6일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를 방문했다. EV6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과, 차량 전력을 외부 전자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V2L 기능 등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기아 최초로 단일 기종만을 위해 마련한 공간인 만큼 EV6 홍보에 집중한 구성이었다. 반면 기획 의도 중 하나인 문화 공간으로의 역할은 다소 아쉬웠다.

 

▲ EV6 GT 운전석에서 제로백 체험 중인 모습 [사진=김형규 기자]

 

지하철 2호선 뚝섬역 4번 출구를 나와 30m만 걸으면 바로 건물이 눈에 보인다. 하지만 대로변에 입구가 없다. 한 블록을 한참 돌아서 뒷골목으로 걸어가야 정문이 나온다.

정문에 놓인 간판에는 ‘충전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고 쓰여있다. 전원을 연결하지 않았다는 의미의 언플러그드를 설명해주는 문구다.
 

▲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의 입구에는 '충전으로부터 자유로운,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는 글귀가 쓰여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일반적으로 전기차를 접하면 떠올리는 충전 걱정을 떠나서 전기차로 새로워질 삶을 먼저 경험해 보라는 기아의 의도가 느껴졌다.

EV6는 실제 롱레인지 모델 기준 77.4 킬로와트시(kWh)의 대용량 배터리로 기존 전기차들에 비해 충전 부담이 한층 덜하기도 하다.
 

▲ 입구에서 보이는 중앙 정원과 메인 건물 정면 [사진=김형규 기자]

 

벤치가 놓인 정원을 중심으로 정면에는 기아의 새 로고와 EV6, Unplugged Ground(언플러그드 그라운드)라고 쓰여있는 메인 건물이 보인다. 정원의 왼쪽에는 라운지 공간을 위한 붉은 벽돌 건물이 있고 도로변에 시승용 EV6 두 대가 세워져 있었다. 

 

메인 건물 정면에 올해 바뀐 기아의 로고가 제일 크게 쓰여있다는 점에서 아직 기아가 새 로고를 알리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 입구 왼 편에서 보이는 라운지 건물 앞 시승용 EV6 두 대가 충전기와 함께 서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벤치가 놓인 정원을 지나 메인 건물 로비에 들어서면 ‘헬로 EV6 존’을 관람할 수 있다. 공장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라서 천장이 아주 높다. 기아는 높은 천장과 EV6를 475개 실타래로 이어놓은 설치 작품을 전시했다.

실타래는 과거 방직공장이었던 공간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475라는 개수는 EV6의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인 475km를 의미한다고 기아 관계자는 설명했다.

 

▲ 메인 건물 로비의 '헬로 EV6 존', 475개의 실타래를 설치한 작품으로 EV6의 최대 주행거리 475km를 표현했다.  [사진=김형규 기자]

 

로비에서는 방역수칙 안내 후 경품 수령에 사용할 코인을 나눠준다. 곧이어 도슨트라 불리는 안내 직원의 투어가 시작됐다. 평일이지만 의외로 많은 10여 명의 방문객이 투어에 참가했다.

투어는 메인 건물의 내부를 한 바퀴 돌며 EV6의 V2L 기능과 제로백 테스트를 체험하고 자유 관람으로 마무리하는 구성이다.

투어의 시작은 기아의 새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설명하는 짧은 구간이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직선과 곡선, 유연함과 강직함 등 서로 상반된 이미지의 조화를 의미한다.

다만 이에 대한 설명이 다소 축약돼 있고 도슨트의 육성 해설이 따로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  '라이프 존' 중앙에 전시된 EV6 GT-Line, 주변에 설치된 LED불빛이 EV6에 반사되며 차체 굴곡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사진=김형규 기자]

 

곧이어 들어선 ‘라이프 존’은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투어의 핵심이다. 기아 EV6가 강조하는 기능 V2L(Vehicle to Load)의 간접 체험과 최대 주행거리 안내, 제로백(0-100km/h) 가상체험 등으로 구성됐다.


V2L기능 체험은 각 가전제품과 캠핑용품 등에 EV6 전력을 연결하고 사용할 경우 총 몇 시간을 쓸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EV6 차량을 바퀴 달린 거대 배터리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 도슨트가 외부 오디오에 V2L 기능 적용 시 사용 가능한 시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V2L 기능에 전력을 모두 소모해 차가 방전될 수도 있는지 도슨트에게 물었다. 그는 “배터리의 20%는 최소 예비전력으로 남겨두게 설정돼 있다”며 “예비전력설정은 오너가 직접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속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제로백 체험은 EV6 GT모델로 진행됐다.

안내에 따라 페달을 밟으면 바깥의 LED 애니메이션 효과로 속도를 간접 체험하는 방식이다. 페달을 밟고 3.5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제로백 테스트 체험 중인 모습, 운전석에서 악셀을 밟으면 바깥의 애니메이션 효과로 속도감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차 자체가 움직이지 않고 전기차 특성상 페달이 가볍기에 실제 속도감을 체험하기엔 부족했다. 기아가 밝힌 공식 제원을 운전석에서 시각으로 체험하는 효과에 그쳐 아쉬웠다.

라이프 존 다음 순서는 ‘인사이드 존’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공유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코오롱의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의 협업 설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바닥의 E-GMP 플랫폼 위에 재활용 장식물들을 차량 형태로 매달아 EV6를 표현했다.

장식물들은 모두 실제 EV6에 사용되는 소재를 재활용해 만들어졌다.

 

▲ 기아 EV6에 사용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와 코오롱 '래코드'의 협업 설치 작품, E-GMP플랫폼이 아래에 위치해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투어의 마지막은 자유 관람 공간이다. 직접 터치스크린으로 EV6의 내외장을 살펴보고 옵션에 따른 가격 견적도 확인할 수 있다. EV6 실내에 앉아 오디오시스템을 청음해 볼 수도 있다.

자유 관람 공간 뒤편에는 작은 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도슨트 투어 후 실제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이곳에서 기아 카마스터와 상담하고 구매할 수 있다.
 

▲ 방문객이 터치스크린을 동작해 실내 옵션을 바꾸고 가격 견적을 확인해보고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투어가 끝나고 로비에서 받았던 코인을 사용하러 이동했다. 경품 수령은 메인 건물 옆 붉은 벽돌 건물 라운지에서 이뤄진다. 자판기 방식을 통해 랜덤박스를 받았다. 내용물은 고체형 치약이었다.

라운지에서는 휴식과 시승차 신청을 진행한다. 이날은 시승 예약이 모두 마감된 상태였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실내 식음료 취식을 제한하고 있어 음료는 제공되지 않는다. 음료와 휴식을 원하는 방문객은 정원 반대편에 자리한 카페 레이어10을 이용하면 된다.

카페는 전시장 대관을 진행한 레이어10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며 기아 스토어패스 가입 시 15% 할인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을 전시 일정 동안 진행한다.

 

▲ 라운지에서 코인을 통해 받은 경품 '고체 치약' [사진=김형규 기자]

 

도슨트 투어에 함께 했던 한 남성 방문객은 “EV6 기능을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며 “다만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EV6를 제외하면 문화 콘텐츠가 없고, 편히 식음료를 즐길 공간도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전시장 관계자는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성수의 문화 프로그램은 당초 월 1회 라운지에서 커뮤니티 프로그램 형태로 예정돼 있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일시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기종만을 위해 이 같은 공간을 꾸미고 1년 가까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기아의 전기차 사업 의지는 충분히 느껴졌다. EV6의 고성능 모델 GT가 출시되는 내년 8월에 언플러그드 그라운드가 문을 닫는다는 일정도 주목할만하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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