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특식 문제로 국한하기 어려워…장기 운영 문제점 노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웰스토리가 위탁 운영하는 중앙경찰학교 구내식당에서 욕설 파문이 일었다. 식사 질이 떨어진다며 욕설을 적은 쪽지가 게시판에 부착돼 일파만파 확산된 양상이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욕설을 쏟아낸 예비 경찰을 비난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장을 장기간 운영하면서 식사 질을 소홀히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고된 사고 아니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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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웰스토리가 위탁운영 중인 경찰학교 구내식당 게시판에 예비 경찰들이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1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중앙경찰학교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예비 경찰들은 게시판에 원색적인 불만을 쏟아냈다. 삼성웰스토리는 식당 이용객들의 의견 청취를 위해 게시판을 별도 운영하는 상황이다.
일부 예비 경찰은 쪽지에 "이런 메뉴를 특식으로 준비하지 말라. 경고한다"고 적었다. 또한 "XX 맛없음", "개노맛" 등 입에 담지 못할 내용도 쪽지에 부착됐다.
해당 사건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사진과 글이 게재되며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언론에도 해당 사건이 기사로 다뤄지자, 경찰학교는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예비 경찰들의 인성 지도에 나서겠다며 급히 수습에 나섰다.
경찰학교 관계자는 "삼성웰스토리가 준비한 '월드 셰프' 특식과 관련해 학생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학생 대부분은 식사에 만족했지만, 일부 학생이 지나치게 식사를 폄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구내식당에서 근무하시는 종사자분들의 사기가 저하될까 우려스럽다"며 "구내식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단체급식업계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 구내식당 특식의 문제와 함께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특식을 준비할 때, 많은 이용객이 선호하는 메뉴로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경찰학교 구내식당에서 제공한 메뉴는 타이 음식으로, 삼성웰스토리가 연 2회 경찰학교에 선보이는 '월드 셰프 특식'으로 준비한 식단이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18년부터 '월드 셰프 프로모션'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온 글로벌 셰프들을 웰스토리가 운영 중인 각 사업장에 보내 현지의 맛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식 메뉴로 일반적인 메뉴를 선보였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수 등의 향채가 포함된 동남아 음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높아 가급적 단체급식에는 제공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삼성웰스토리의 구내식당 운영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했던 일부 학생이 이번 특식을 계기로 불만이 폭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른 관계자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특식 메뉴 하나 때문에 감정을 쏟아내지 않았을 것"이라며 "평소 식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특식으로 감정이 고조된 것 같고, 급식 질에 대한 개선 요구를 삼성웰스토리가 소홀히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21년 기존 운영사인 풀무원을 밀어내고 경찰학교 구내식당 위탁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현 구내식당 입찰에 운영 사업자로 발탁돼 내년까지 식사를 책임질 예정이다. 경찰학교와 같은 공공 급식의 경우 통상적으로 2년마다 공개경쟁입찰로 구내식당 운영사를 선정한다.
한편, 삼성웰스토리는 풀무원이 운영하기 이전에도 경찰학교를 오랫동안 위탁한 바 있다. 경찰학교 구내식당은 하루 약 2500여 명이 이용 중이며, 하루 세 끼 식단가는 1만5500원이다. 세끼 식단가를 한 끼로 환산하면 약 52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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