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당한 내부거래 있다면 면밀히 살펴볼 것"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로 단체급식 및 식자재유통 기업 삼성웰스토리가 올해 상반기 그룹 관계사 내부거래 물량을 크게 확대해 매출을 신장시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의 100% 완전자회사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추이를 고려할 때 하반기에도 내부거래 물량이 더욱 늘어나 삼성웰스토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상반기 삼성그룹 관계사들의 구내식당을 신규 수주하면서 약 42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삼성전기 구내식당에서 약 300억 원, 삼성SDS 구내식당에서 약 12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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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린 삼성웰스토리 사장이 창립 10주년 기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웰스토리] |
삼성SDS는 최근 위탁계약을 끝마친 것으로 확인됐으며, 규모가 가장 큰 본사 구내식당은 삼성웰스토리의 몫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구내식당과 카페는 신세계푸드(상암, 수원)와 푸디스트(본사, 상암, 수원 카페)가 각각 담당한다.
이러한 내부거래 물량 증대는 삼성웰스토리의 손쉬운 실적 개선 효과를 이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의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905억원, 영업이익 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18.6% 증가했다.
특히 상반기 실적을 등에 업고 지난해 달성한 역대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갈아치울 기세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8637억원과 영업이익 128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8.2%, 75.9%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실적 증대가 내부거래로 이뤄지면서 시장감시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잡중감시'를 불러올 가능성도 높아진 상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삼성 계열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삼성웰스토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급식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후 삼성웰스토리는 고육지책으로 내부거래 비중을 낮췄으며, 이는 실적 악화로 나타났다.
2020년 41.4%로 내부거래 물량 비중이 정점에 올랐던 삼성웰스토리는 2022년 30%대 초중반까지 축소됐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다시 내부거래 물량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웰스토리의 사업보고서에서 특수관계사들의 구내식당 운영 매출은 9123억 원으로 집계된다. 2022년 특수관계사 매출 8718억 원과 비교하면 405억 원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삼성웰스토리가 올린 매출의 3분의 1가량이 내부거래 물량으로 파악되며, 추세를 고려할 때 2020년 최대 비중치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웰스토리와 달리 동종업계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뚜렷한 대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단체급식 업계는 전공의 파업 영향으로 병원 식수가 대폭 감소해 주요 업체마다 역성장이 불가피한 처지다. 더욱이 노동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출산율 급감이 맞물리면서 5년 내 국내 급식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소 급식업체들은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2021년 정부 주도의 급식 일감 개방이 보여주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며 정부당국의 시장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
중소 급식업체 한 관계자는 "단체급식업계가 코로나 사태 이후 런치플레이션과 같은 반사이익을 누린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들(대기업)만의 이야기일 뿐"이라며 "삼성웰스토리의 사례와 같이 대기업의 상생협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급식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규제당국인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의 내부거래 현황 점검을 시사했다. 관계사 내부거래로 삼성웰스토리가 업계 평균 이익률보다 과도한 이익을 편취했는지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구내식당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지속 점검할 예정이며, 부당지원 등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격한 기준으로 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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