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앞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박정림 KB증권 사장 연임 주목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압황 악화에 시달리는 증권가에서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메리츠증권에서 예상치 못했던 최고경영자(CEO) 중도하차 인사가 잇따르면서 연말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창업 공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경영일선에 물러나고 지난 20일 인사에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도 2025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욱이 투자금융업계 상위사들조차 업황 부진과 경영실적 하락 때문에 곤경에 빠진 만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연말 인사시즌을 앞두고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무엇보다 최장수 증권사 CEO라는 타이틀을 보유했던 최희문 부회장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다른 증권사들 역시 CEO 교체 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권시장의 혼란, 심화된 부동산 PF 부실화에 돌발적 주가 폭락사태 등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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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에 이어 메리츠에서 예상치 못했던 CEO 교체인사가 잇따르면서 연말을 앞둔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
이달 대신증권을 시작으로 임원급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12월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임원인사를 진행하고 KB증권 역시 KB금융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계열사 CEO인사가 예정돼있다.
특히 연말 임기만료를 앞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와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등의 연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증권사 CEO의 연임이 문제없이 무난하게 결정되면 정일문 대표는 5연임의 대기록을 세우고 박정림·김성현 대표 역시 4연임에 성공한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은 김신 SK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임재택 한양증권 사장 등이다. 또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과 박봉권 교보증권 사장·홍원식 하이투자증권 사장·김병영 BNK투자증권 사장도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난다.
이에 반해 지난해 취임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해 올해 처음 CEO로 선임된 곽봉석 DB금융투자 사장과 전우종 SK증권 사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임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각 증권사는 내부규정에 따라 임기가 만료되는 CEO를 포함한 임원의 연임 여부나 신규 선임을 위해 통상 1개월 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인선에 들어간다. 일단 KB증권 임원인사는 연말 KB금융지주에서 계열사 대표·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회의를 열고 후속 인선에 나선다. NH투자증권도 내달 임추위를 열고 내년 2월 후보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 파생상품 불완전 판매 등으로 제재를 받거나 예상되는 CEO의 경우 현재 분위기에서 교체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대규모 미수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의 사례처럼 불가피하게 새로운 CEO를 선임해야만 하는 경우를 포함해 연말 증권사들의 CEO 인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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