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적금 100조 붕괴...상반기 3000억대 적자에 경공매 사활

노규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5 15:35:48
예금금리 4%대 상품 내세워 수신잔액 채우기 노력
부동산PF 부실로 최종 손실 최대 3.9조원 가능성
경·공매 또는 상각...“경공매 매물 많아 악재”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1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던 저축은행권도 예금금리 4%대 상품을 출시하는 등 예·적금 규모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분야 부실로 올해 상반기 3804억원의 적자를 낸 만큼 앞으로 경·공매 결과가 최종 손실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사진=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상호저축은행 7월말 기준 수신 잔액(말잔)이 99조91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6월말 100조8861억원 대비 1% 가까이 감소하며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 줄어든 것이다.

 

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던 저축은행업계는 대출 영업을 위한 곳간 채우기에 나섰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의 평균 금리는 3.68%로, 이달 초 3.66%이었던 것과 비교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0.02%포인트가 올랐다.

 

실제로 12개월 정기예금 상품에서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은 ▲우리(4.10%) ▲상상인플러스(4.00%) ▲유니온(4.00%) ▲조은(4.00%) 등 4곳에 달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미 연준의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는 등 수신고를 늘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저축은행업계는 예·적금 수신으로 영업을 위한 대부분의 자금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저축은행업계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상황 호전을 전망하면서 금융당국과 부동산PF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최근 기자 설명회에서 “수익성 개선 시점은 부동산PF 부실 사업장 정리 속도와 양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른 시일 내로 처분할 수 있다면 손실은 커지겠지만 그 다음부터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사업성이 떨어지는 부실 부동산 PF의 처분 자체가 쉽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의 ‘저축은행 부동산PF 부실정리 어디까지 왔는가’ 리포트에 따르면 부동산 건설 사업 초기에 진행되는 브리지론의 부실화가 저축은행의 전체 건전성 지표를 끌어내렸다.

 

나신평은 “브리지론을 갚지 못하거나 2회 이상 만기연장된 대출이 추가로 만기가 연장되면서 ‘양호 및 보통’으로 평가됐던 대출이 ‘유의 혹은 부실우려’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부동산PF 만기가 집중돼 있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 대상 사업장이 증가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 비중이 높아지면서 추가 손실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축은행의 부동산PF 관련 최종 손실규모는 2조6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처리를 원해도 추정손실이 아닌 이상 상각을 결정하기는 어렵다”며 “빅컷으로 인한 부동산 상승 기대에도 경·공매 물량이 많고 오피스텔 사업장이 대부분인 저축은행업권 상 헐값 매각 외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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