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사가 시간만 끌어" vs 사측 "성실히 임하고 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바디프랜드 노조에서 파업까지 예고하며 배수진을 친 가운데 오랜 기간 노사갈등이 내달 최후의 담판으로 결론이 날 것인지 주목된다.
28일 관련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와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바디프랜드지회는 내달 1일 서울 수서역 인근 수서타워에서 임금·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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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디프랜드 본사 도곡 라운지 정문 [사진=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바디프랜드지회] |
노사 양측은 지난해 6월부터 1년이상 교섭을 벌여왔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금두호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바디프랜드지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노조의 요구사항 대부분을 사측이 대안 없이 거절로 일관하면서 시간만 끌어왔다"고 꼬집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 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 보장 ▲식대 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이다.
노사간 협상 표류가 장기화되자 지난달 19일 양측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통해서도 노사 합의에 대한 진전이 전혀 없어 지난 7일 서울노동위의 쟁의조정도 중지된 바 있다.
따라서 노조는 다음 달 1일 최종 교섭을 시도해보고 만약 이번에도 결렬될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21일 투표인 명부를 확정하고 내달 8~9일 이틀간 파업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가결되면 오는 8월12일과 14일 각각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노조가 원하는 대로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현재 노조는 사측이 그동안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경영진 보수를 과도하게 올리는 등의 '돈잔치'를 벌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금 지회장은 지난 19일 노조 블로그에 공지 글을 올려 "경영진들은 회삿돈이 그들의 돈이 아님에도 마치 자신들 돈인 양 함부로 쓰고 있다.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시계를 밀수로 사지를 않나, 식당에서 한 끼에 3000만원씩 긁으며 자기 멋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게 제대로 된 회사가 맞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영진은 우리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있다. 판매와 배송 그리고 서비스는 현장에서 돈을 벌어다 주는 매우 중요한 직군임에도 불구하고 입사와 퇴사가 빈번히 일어나는 특징을 노려 본사와 차별적으로 대우하며 부려 먹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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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성규 바디프랜드 대표가 신제품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김형규 기자]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바디프랜드 이사·감사 등 15명 임원진의 보수총액은 약 51억원에 달한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3억4000만원이다. 이는 전년도보다 72.8%나 오른 것이다.
관련 업계와 노조는 바디프랜드 임원진의 평균 보수 수준에 비춰 지성규 바디프랜드 대표역시 최소 억 단위 이상 보수를 챙겨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임원을 제외한 바디프랜드 직원 1485명의 1인당 평균 급여는 3993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4686만원보다 14% 이상 줄었는데 노조는 회사에서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직원들에게 경영 책임을 전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바디프랜드는 최근 수년간 실적 하락을 겪으며 지난해 연결회계 기준 매출 5022억원에 영업이익도 241억원에 그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익이 전년 대비 각각 11.9%와 64.8% 떨어진 것이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5.3%와 43.2%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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