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 스마트 그리드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5-26 15:45:01
  • -
  • +
  • 인쇄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지능형 전력망)는 전력 공급망에 IT 개념을 도입하여 전력 공급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의 전력 전달 체계가 발전소에서 가정에 이르기까지 일방통행이었다면, 스마트 그리드는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그리드 시스템에서는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동으로 전력 사용 시간과 양을 통제하고 , 전원을 다양화 하는 등의 기능을 갖게 된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스마트 그리드를 사용하면 최대 전력 소비량 대비 10퍼센트 이상 추가 생산하고 있는 전력량을 줄여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전기 생산에 소비되는 화석 연료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또 원자력 발전과 같이 전력 생산량을 줄이기 힘든 경우에는 남는 전기를 축전지에 저장하거나 양수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하여 그만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 26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남동산단 인천 스마트산단 통합관제센터 관제실 내부가 공개되고 있다. 이 통합관제센터는 산단 내 안전, 환경, 교통 등을 디지털로 통합 관리하는 곳으로, 정부가 선정한 10개 스마트그린 산단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 남동산단에 들어섰다. [인천=연합뉴스]

또 스마트 그리드는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도 꼭 필요하다. 태양열, 태양광, 풍력, 조력, 파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는 전기 생산이 시간에 따라 상당히 큰 폭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태양열이나 태양광 발전을 하는 경우에 밤에는 전기가 생산이 되지 않고, 낮에도 구름이 낀 정도에 따라 전기 생산량이 크게 변하게 된다. 이렇게 변화가 심한 신재생 에너지에 의해 생산된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축전지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바로 스마트 그리드를 이용해서 신재생 에너지가 전기를 생산할 때는 화력 발전이나 수력 발전의 전기 생산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가 전기를 생산할 수 없을 경우에는 화력 발전이나 수력 발전에 의한 전기 생산량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전력망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등 끊김 현상을 동반하는 전력원의 비중이 20퍼센트 이상 초과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스마트 그리드가 제대로 구축되면 끊김 현상이 있는 전력원이 20퍼센트를 넘어도 수용이 가능하다.

또 한 가지 앞으로 스마트 그리드가 더 필요하게 되는 이유는 소비자가 전기 발전 및 저장 시설을 모두 소유할 수 있게 되면서 전력 회사 중심의 독점 모델이 약화되고, 전력망은 일명 마이크로 파워 모델이라 불리는 소규모 시설 위주의 분산된 형태로 바뀌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효율적인 저장 장치와 더 똑똑해진 배전망의 조합은 가정집 지붕 위의 태양광 패널 및 소형 풍력 발전소(적절한 곳에 한함) 등의 소형 발전 시설이 전력망 곳곳에 자리 잡는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향후 10년 내에 미국 가정의 최소한 절반 이상이 자신들이 소비하는 전기의 일부를 직접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분산형 전력 생산과 저장은 10년 내에 전력 시장 구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구격의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컴퓨터 칩과 센서가 전력망 곳곳에 전력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 정보를 이용하여 수요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효과가 얻게 된다. 

 

스마트 그리드에는 향상된 송전선,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전력원을 보완한 크고 작은 배터리, 초소형 발전 시설(주택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등), 스마트 미터와 전력의 가격과 공급 상황을 감안하여 작동하는 스마트 가전 등 다양한 기술들이 사용될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전력 사용자들 간의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 에너지 사용 절감과 높은 에너지 효율 개선이 가능하며, 소비자들이 만든 잉여 전기를 전력 회사에 되팔 수 있게 된다.

한국의 경우 스마트 그리드를 적용하면 가정이나 회사는 전기 사용량의 6퍼센트, 연간 약 1조 8천억 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맞춰, 지능형 전력망을 사용하면 에너지 이용 효율화,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등으로 이산화탄소 국가배출량의 4.6퍼센트(2700만 톤)를 줄일 수 있다.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에 앞서 스마트 그리드를 먼저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개발된 신재생 에너지를 실제 적용하는 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현재 전력 시스템에 적용하더라도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경제적 효과가 크다.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 규모는 2017년 1252억 달러로 추정되며 2030년이 되면 8700억 달러에 달하여 미래 큰 신시장이 열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스마트 그리드 시장 규모는 2012년 약 0.4조원에서 연평균 28퍼센트 성장하여 2030년 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2008년에 그린에너지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2009년 '지능형 전력망 구축 추진위원회'를 통해 단계적, 체계적 보급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신재생 에너지 기술 개발, 더 나아가 종합적인 에너지 대책과 맞물려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HEADLINE

더보기

PHOTO NEWS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