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동력 확보, 사업 확대 기여한 점 고려해 결정"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보수로 126억 원을 받아 1년 만에 보수가 절반 이상 늘어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직원 급여 인상률은 2%대의 미미한 수준으로 파악, 오너일가의 과한 보수 책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5일 영원무역홀딩스와 영원무역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 부회장은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63억2500만원, 영원무역으로부터 62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세부적으로 영원무역홀딩스에서 급여 23억2500만원, 상여 40억원을 받았으며, 영원무역으로부터는 급여 22억5000만원, 상여 40억2500만원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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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래은 영원무역그룹 부회장이 126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사진=연합] |
영원무역홀딩스는 성 부회장의 상여금 책정 사유에 대해 "임원상여금지급규정에 근거해 주주총회에서 승인한 이사보수 한도 내에서 결정하였는바, 계량지표와 관련해서는 2024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2%대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경영실적을 이룬점과 당사가 연초 계획했던 연간 목표 및 중장기적 경영목표 달성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계량지표로서는 당사 그룹 부회장으로서의 리더쉽을 발휘해 체계적인 경영관리를 기반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에서도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등 사업 자회사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며, OEM 사업부 신규고객 유치 및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 사업 확대와 지속 가능 성장을 하는 데 기여한 점을 비롯해 여러 평가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성 부회장은 2023년 영원무역으로부터 41억7000만원,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40억3500만원 등 총 82억5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1년 만에 보수 수령액이 53.56%가 급증했다.
이는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 보수(36억900만원)보다 약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기준으로 신세계그룹은 재계 순위 11위며, 영원무역은 73위다.
성 부회장의 부친인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은 지난해 영원무역에서 27억25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급여 23억7500만원과 상여 3억5000만원이다. 전년 보수 19억8500만원과 비교해 37.28% 증가했다.
영원무역은 성 부회장의 높은 보수 인상률과 비교해 임직원들의 급여 인상률은 박한 수준이다.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영원무역 전체 임직원 339명(미등기 임원 포함)의 1인 평균 급여액은 8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53% 인상됐다. 이마저 미등기 임원 20명에 대한 1인 평균 급여액 2억9500만원(전체 급여 약 59억원)을 제외하면 인상률이 더 떨어진다. 같은 기간 미등기 임원들의 급여 인상률은 14.78%로 높은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영원무역의 실적에 비춰봤을 때 오너일가의 과다한 보수 인상은 당위성을 찾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영원무역은 3조5178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 줄었고, 영업이익은 50%나 폭락한 3156억원을 기록했다. 핵심 자회사의 부진한 실적 탓에 영원무역홀딩스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 빠진 5170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보수부터 배당액까지 크게 늘린 상황은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며 "트럼피즘 등 통상 환경 변화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해진 만큼, 승계 걸림돌을 최대한 빠르게 해소하겠다는 의지"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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