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그룹 임직원 91%, 이선호·이경후 남매 승계 반대 표명 '파문' 확산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7-26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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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6명 비공식 설문 십중구는 '지지 안 해, 우려'
'마약사범','성과 미미' 지적...사측 "입장 없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와 딸 이경후에 대한 승계 구도에 임직원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J그룹 임직원들이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이재현 회장의 대를 이을 후계 구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지난 12일부터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현재 CJ그룹을 포함 계열사 임직원 총 926명이 참여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경영리더(왼쪽)와 장남인 이선호 경영리더 . [사진=CJ그룹]

 

설문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그의 누나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의 승계 구도에 대한 설문에 91%인 839명이 '지지하지 않는다. 우려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나머지 9%인 87명은 '지지한다, 기대된다'를 선택했다.

CJ그룹의 한 직원은 해당 게시판에서 "아무리 경영승계가 우리나라 기업들의 풍토라 해도 이재현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이경후 남매가 잘한 일이라고는 없다"며 "아들은 마약으로 뉴스에 열심히 나오고 딸은 교육 사업한다고 다 말아 먹었는데 뭘 기대할 수 있는 게 있겠냐"고 성토했다.

이어 다른 직원은 "경영승계가 아니라 경영세습"이라며 "북한이랑 다를 게 뭐가 있냐, 북한도 '독재 세습'이라고 하지 '독재 승계'라고 안 한다. '지지한다'에 설문한 직원들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온라인 설문과 관련해 CJ그룹 관계자는 "공식 설문도 아니고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의 게시글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전할 입장은 따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가 선대 이재현 회장과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남매경영 구도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그룹방에 올라온 설문조사 내용.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설문 외에도 다른 온라인 게시판들에서는 이선호 경영리더에 대한 언급은 주로 '마약'과 관련한 게시물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후 경영려더는 특별한 성과 없는 '금수저'라는 언급이 많았다.

이선호 당시 부장은 지난 2019년 9월 1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마약류 등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같은 해 4월 초부터 8월 말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현지에서 여러 차례 대마를 흡연한 혐의도 동시에 샀다.

이듬해인 지난 2020년 2월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는 그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고 이후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그가 경영수업 중이던 CJ제일제당은 같은 해 2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다만 1년 뒤인 지난 2021년 1월 18일 그는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업무에 복귀한 후 임원인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현재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의 해외사업과 신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가 글로벌 사업으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어 그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해당 설문 게시판에 달린 댓글 반응들. [이미지=온라인 커뮤니티]

 

이경후 경영리더는 동생 이선호 경영리더 보다 빨리 임원에 올랐다. 그녀는 임원이 되기 전 CJ 미국지역본부에서 한류 콘서트 'K콘'과 '비비고' 등을 현지에 안착시키는 작업에 참여했었다.

이후 그녀는 CJENM 브랜드전략실에 들어가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영화‧공연 등 분야를 도맡으며 고모인 이미경 부회장의 뒤를 잇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CJ에듀케이션즈 마케팅팀 대리로 2011년 입사했다. 이 회사는 당시 갓 출범한 신생 회사로 교육 관련 앱을 개발해 배포하는 기업이었다.

CJ에듀케이션즈에서 그녀는 태블릿PC 등 다양한 스마트PC에 연동되는 아동용 학습콘텐츠를 기획‧개발하는 업무를 맡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에듀케이션즈는 출범 3년 만인 지난 2014년 CJ ENM에 흡수합병됐다. 그녀가 결국 CJ ENM에서 경력을 쌓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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