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MTOR2 발현·재발 연관성 확인…예후지표·치료표적 가능성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수술 뒤 재발이 잦고 예후가 나쁜 ‘VETC형 간세포암’의 분자적 특성이 처음으로 구체화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공간전사체 분석을 통해 VETC 양성 간암에서 ‘LAMTOR2’ 유전자 발현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대규모 조직 코호트와 단일세포 분석으로 이를 교차 검증했다.
20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혜령 병리과 교수, 홍석균 간담췌외과 교수, 김현제 서울대 의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간암 수술 조직을 분석해 VETC형 간암의 분자·대사적 특성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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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윤정 교수, 황산하 연구원, 김혜령 교수, 홍석균 교수, 김현제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
VETC는 종양세포 덩어리를 혈관이 완전히 둘러싸는 형태를 말한다. 조직검사만으로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재발 및 생존과 연관된 예후 지표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만드는 분자적 신호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조직 내 위치 정보를 유지한 채 유전자 발현을 분석할 수 있는 공간전사체 기법을 적용했다.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서울대병원에서 간세포암 수술을 받은 환자 조직 가운데 종양 간 조직 18개와 비종양 간 조직 24개 등 총 42개 영역을 분석했다. 종양 조직은 VETC 양성 7개, 음성 11개로 나눴다.
분석 결과, VETC 양성 영역에서는 음성 영역과 비교해 39개 유전자가 증가했고 235개 유전자가 감소했다.
증가한 유전자는 혈관 생성과 지방산 대사 경로와 관련이 깊었고, 반대로 면역 관련 경로는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AMTOR2, DPP4, ZNHIT1, MLXIPL 등 4개 유전자가 VETC 음성 조직과 정상 간보다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가운데 LAMTOR2가 대규모 암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TCGA에서도 종양에 특이적으로 증가한 점을 확인하고 핵심 후보로 좁혔다. LAMTOR2는 세포 성장과 대사를 조절하는 mTOR 신호전달과 관련된 유전자다.
후속 검증에서는 단백질 수준의 차이도 확인됐다. 면역조직화학 검사에서 종양세포 가장자리가 LAMTOR2로 강하게 염색되는 ‘주변부 강조’ 패턴이 VETC 양성 간암의 71%(5/7)에서 관찰됐다. VETC 음성 간암에서는 27%(3/11)에 그쳤다.
276례 코호트에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LAMTOR2 주변부 강조 패턴을 보인 환자군의 VETC 양성 비율은 37%로, 강조 패턴이 없는 환자군의 20%보다 높았다.
재발률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주변부 강조 패턴 환자군의 수술 후 재발률은 75%로, 대조군의 57%보다 높았다.
단일세포 RNA 시퀀싱 5례 분석에서도 LAMTOR2는 악성 간세포 중 VETC 연관성이 높은 세포군에서 두드러졌다. 해당 세포군에서는 지방 분해와 cytochrome P450 관련 대사 경로도 함께 활성화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VETC 양성 간암의 예후 예측과 치료표적 탐색을 위한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 관계자는 “공간전사체 분석에서 시작해 공개 데이터베이스, 276례 조직 코호트, 단일세포 분석까지 단계적으로 검증하면서 VETC형 간암과 LAMTOR2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LAMTOR2가 예후 예측 지표나 치료표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후속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Hepatology Internatio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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