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버드스트라이크 넘어 인재 논란까지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2-30 16: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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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참사로 179명 희생, 랜딩기어 고장 등 의문점 증폭
관계당국, 철저한 조사로 국내 항공 안전 시스템 재점검 필요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무안공항 추락 사고는 국내외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사고의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와 랜딩기어 문제가 거론되면서, 인재 가능성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30일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12월29일 제주항공 참사로 승객 179명이 숨졌다. 희생자에는 초·중·고 학생 11명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 1명이 포함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시신은 모두 수습됐지만 일부 신원 확인에 어려움이 있어 시신이 유가족에게 모두 인도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당국은 가족과 유전자 정보(DNA)를 비교하는 과정을 거쳐 신원을 확인 중이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방청에 따르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여객기는 활주로에서 이탈, 공항 외벽에 충돌했고, 불길에 휩싸였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가운데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참사로 남게 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초창기만 해도 주요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고장(주로 랜딩기어 고장)이 지목되고 있다.

한 희생자는 숨지기 직전 유족에게 “새가 날개에 껴서 착륙 못하는 중”이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버드스트라이크는 항공기 운항 중 새와의 충돌을 의미하며, 항공기 엔진 손상이나 조종 불능 등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항공 사고에서도 버드스트라이크가 초기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랜딩기어 문제와 연관되어 사고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조종사가 사고 4분 전 조류 충돌로 인한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국제공항의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건수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10건이었다. 이 기간 무안공항을 오간 항공기는 총 1만 1004편으로 발생률은 0.09%로 추산된다. 발생률로 따지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새들이 엔진으로 들어가면 엔진도 망가지고, 거기에 연결된 유압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압 시스템은 이착륙할 때 랜딩기어를 올리고 내리는데 작용한다.

그러나 전문가 일부는 조류 충돌만으로는 대형참사가 벌어지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시뮬레이터를 운영하는 유일한 곳으로 알려졌다.

이 시뮬레이터는 엔진 하나가 조류충돌로 손상되더라도 남은 단 하나의 엔진으로 긴급 회항하고 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항공기 B737-8 기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시나리오를 그대로 재현했다. 제주항공 운항 승무원은 은퇴하기 전까지 1년에 실비행기 1번, 시뮬레이터 2번 등 총 3번의 심사를 받는다. 1번이라도 대응에 실패하면 ‘운항 불합격’ 판정이 내려진다.

그렇기에 또 다른 원인으로 기체결함, 정비불량 등이 언급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2월 4일 오후 6시 5분 인천에서 출발해 마닐라고 향하던 제주항공 7C2305편이 이륙 후 기내 압력조절장치(자동여압조절장치) 이상으로 제주도 인근에서 인천공항으로 되돌아온 전력이 있다.

제주항공 또 다른 여객기는 같은날 새벽 방콕에서도 고장으로 인해 운행이 14시간 가까이 지연됐다. 하지만 737-800은 몇 년간 사고 및 결함 이슈가 끊이질 않던 737MAX와는 다른 기체이기에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랜딩기어 문제는 버드스트라이크 외에도 정비 미흡, 부품 결함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랜딩기어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리 발견하지 못했다면, 정비 과정에서의 인적 실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제주항공은 무안공항참사 다음날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으로 긴급 회항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사고와 관련해 정비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한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모든 항공기는 제작사 매뉴얼이나 국토부가 인가한 기준에 맞춰 계속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추락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 사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항공 안전 시스템을 개선하고,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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