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타진한 OK금융과 협상 진척 여부 관심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상상인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매각하라는 금융위원회 명령에 불복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이번 법원의 판결로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 후보자로 떠오른 OK금융그룹과 향후 매각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27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지난 26일 상상인이 금융위를 상대로 낸 대주주 적격성 유지요건 충족명령 및 주식처분명령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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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상인저축은행] |
재판부는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아 대주주 자격 요건에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유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상상인에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분을 매각하라고 처분한 것은 정당했다고 판단했다.
대주주 적격성을 유지하려면 임직원(전직 포함)이 최근 3년간 직무정지 또는 정직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두 저축은행의 지분은 상상인이 100% 보유하고 있고, 유 대표는 상상인의 최대주주(22.4%)다.
지난 2019년 금융위는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영업구역 내 의무대출 비율 미준수·허위보고 및 불법대출 혐의로 상상인에 과징금 15억2100만원을, 유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을 처분했다. 유 대표 등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에서 해당 처분은 확정됐다.
이후 지난해 8월 금융위는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 충족명령을 의결했다. 그러나 상상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상상인에 두 저축은행 지분을 총 1700만주 매각하라고 명했다. 상상인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에 1심에서 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원의 판단이 향후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인수 타진 의사를 밝힌 OK금융그룹과의 매각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실사를 마무리하고 상상인그룹과의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3조3200억원으로 자산 2조6000억원의 상상인저축은행을 품으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13조88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그러나 실제 계약이 성사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상상인저축은행의 3분기 말 연체율은 15.06%로 업계 평균 연체율 8.73%를 크게 웃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22.27%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권을 향해 건전성 관리를 강조하고 있어서 OK금융도 선뜻 인수에 나서긴 부담스럽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OK금융그룹은 인수 과정이 늘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판결로 상상인 측과 매각협상이 진척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상인은 매각이 늦어질수록 이행강제금을 내야 해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인 관계자는 "항소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상상인저축은행 매각은 지속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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