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험 사업 확장 "부동산·신탁업 추진"
내년 지주사 전환 목표 …암 특약 신규↑
IPO 분쟁 둘러싼 이슈 여전…해결 관건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자체회사 '브랜딩(Branding)'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독창적인 상품 개발을 통해 보험 소비자들에게 정체성을 알리거나 독보적인 광고나 이벤트 등으로도 보험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이는 과거 높은 시책을 제시하거나 환급률을 강조한 상품출시 등 보수적인 모습에서 탈피, 고객맞춤형에 맞는 친숙한 전략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메가경제'는 브랜딩을 통해 시장 내 영향력을 넓혀가는 보험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과 조대규 신임 대표이사 부사장을 필두로 한 ‘투톱(Two top)’ 체제를 통해 내년 지주사 전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 건강·종신 등 보장성 시장 확대로 당기순익 성장 지속을 일궜으며, 국내 '빅3' 생명보험사로 시장 지위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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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생명 신창재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조대규 신임 대표이사. [사진=교보생명, 구성=메가경제] |
◆ 암 특약·건강보험 상품 경쟁력 강화 …1분기 손익상승효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조대규 대표와 투톱체제로 사업발굴에 힘쓰고 있다. 신 회장은 장기 전략, 기획 등을 담당하며 비보험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끌고 있다. 조 대표는 영업, 전략기회 부서에 전담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보험사업 총괄 담당을 맡았다.
교보생명은 올해 종신·연금보험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는 새 회계기준 IFRS17에 맟춰 건강보험이 CSM이 높은 만큼 건강보험 비중을 높여 수익성을 모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건강보험 상품 9개, 종신보험 1개로 사실상 상반기에만 10개에 가까운 상품을 출시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건강보험 3개, 종신보험 7개인 점을 고려하면 건강 신상품 비중이 4배 가까이 늘었다.
교보생명의 주력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은 교보마이플랜건강보험이다. 지난 5월 출시한 이 상품은 고객이 직접 보장(특약)을 선택해 구성할 수 있다. 특약은 암과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진단비 등 134개다. 보험료를 월 3만원 이상 내면 헬스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에 새로 출시한 상품들의 경우 암 특약 관련 고객 보장 혜택이 많다는 점에서도 눈에 띈다. 일례로, 지난 1월 출시한 상품인 '교보통큰암보험'은 이례적으로 고객에게 보험료를 돌려주는 환급형 혜택을 탑재했다. 이 상품은 비갱신형 암보험으로 월보험료 인상 없이 만기까지 암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만기 시에는 주계약뿐만 아니라 특약보험료까지 전액 만기환급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타 경쟁사들의 경우 무저해지 환급금 미지급액이지만, 교보생명은 '교보통큰암보험' 환급 혜택을 만들어 고객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징은 주계약 가입만으로 암 진단, 입원·통원 등 암 특화 보장이 가능하며, 특약을 통해 검사, 수술 등 신(新)의료기술치료부터 재해치료까지 보장 범위도 확대했다. 또 이 상품은 만기환급금을 주는 혜택의 경우 4월까지만 진행됐다. 암 발병 시 주계약을 통해 (재진단)암진단보험금은 물론, 암직접치료·암요양병원 입원보험금, 암직접치료(상급종합병원)통원보험금까지 받아 보험료 환급 외에도 혜택이 컸다.
이달에 출시한 '교보암·간병평생보장보험'상품도 환급률 면에서 고객 보장 혜택을 늘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장점은 암이나 장기간병상태(LTC·Long Term Care : 중증치매 및 일상생활장해상태)로 진단 시 낸 보험료를 100% 돌려준다. 보험료 납입기간 중 암, LTC가 발생하면 암/LTC진단보험료환급특약읕 통해 주계약 납입보험료를 전액 환급받아 치료비, 간병비로 활용할 수 있다.
사망보험금 외에 질병, 수술 등 혜택도 늘렸다. 교보생명이 최근 출시한 '교보평생건강보험'은 살아있을 때 보험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사망보장을 없앤 대신 진단보험금을 늘렸다.
가입 시 중복보장형을 선택하면 3대 질병 등 18종의 질병·수술에 대해선 각각 최초 1회씩 진단보험금을 제공한다. 발병후연금지급특약에 가입하면 진단보험금 외에도 특약가입금액의 20%를 매년 연금으로 받아 간병비, 생활비 등으로 활용하게 했다. 최대 10년간 연금을 받을 수 있고, 사망해도 5년간 연금 지급을 보증한다.
건강보장 상품 확대에 손익 영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교보생명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감소한 경향을 보였으나 손익 및 신계약 면에선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1분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3110억원으로 전년 4274억원 대비 1164억원(27.23%) 감소.했다. 연결 기준은 29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2% 감소했다.
반면, 보험손익은 10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6.2% 증가했다. 이는 전년 기준과 대비 2배 늘어난 수치다.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로 올해 1분기 신계약 CSM은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를 통해 전년 3653억원 대비 7.69% 증가한 3934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기준 CSM은 신계약 확대 및 보유 계약의 효율적 관리 결과로 전년 5조8982억원 대비 5.35% 늘어난 6조2139억원을 달성했다. 투자손익은 유가증권 평가손익 감소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41.4% 감소한 2960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로 보험손익이 개선됐다"라며 "안정적인 계약서비스마진(CSM)에서 창출된 CSM 상각이익 증가와 손실부담계약의 감소 등으로 인해 보험손익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 내년 지주사 설립 목표…신탁사업·부동산투자영역 등 신사업 모색
신창재 회장의 오랜 숙원인 지주사 전환 설립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기존 생명보험 중심에서 다양한 비보험 영역으로의 사업기반 확장 작업에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종합재산신탁 부문 신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달 26일 재산신탁업 인가를 받았다. 이는 과거 2007년 신탁에 뛰어든 데 이어 재산신탁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종합재산신탁은 하나의 계약으로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특수재산 등 여러 유형의 재산을 함께 수탁해 통합 관리 및 운영하는 서비스다. 고객이 사망이나 치매 등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내 뜻대로 재산이 쓰이도록 미리 설계하고, 상속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노후 준비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보생명이 추진하는 종합재산신탁은 ▲유언대용 신탁 ▲증여 신탁 ▲장애인 신탁 ▲후견 신탁 등 네 가지다. 하반기에는 관련 법률 개정에 맞춰 ▲보험금청구권 신탁까지 운영한다.
여기에 일본 SBI그룹과 국내 디지털금융 생태계 조성 및 토큰증권(STO) 사업을 위한 공동 컨소시엄 구성 등 디지털 금융 분야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은 작년 4월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인수하고 교보AIM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파빌리온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설립돼 바이아웃투자 등 운용사들의 전통적 투자영역부터 부동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같은 대체투자까지 폭넓은 투자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곳이다.
대출형펀드와 금융자문에 이르는 부동산 관련 투자 전 영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데이터시장 영역에서도 디벨로퍼로서의 국내 최고 역량을 보유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향후 부동산과 인프라 등 대체투자 시장에서 경쟁력을 크게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교보생명은 작년 하반기 이후 교보증권이나 교보AIM자산운용 등 계열사를 대상으로 출자를 하며 계열사 경쟁력 제고 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8월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유상증자 2500억원을 단행했다. 교보증권은 자기자본 확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76억원으로 직전년 대비 56.1% 증가했다. 교보증권은 자기자본을 꾸준히 늘려 오는 2029년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획득에 도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1년 만에 자본성증권으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는 시장경기 상황에 따른 하락세인 신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관리용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2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지주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듯이 지주사 전환은 내년 안에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라며 “당초 올해 하반기 지주사 체재를 출범할 계획이었지만, 추진 계획을 내년 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FI와의 풋옵션 분쟁은 아직 …올해 안 해결매듭 '주목'
다만, 업계에서는 2018년부터 사모펀드 주주(재무적투자자(FI) 간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과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12년 전 FI 컨소시엄이 투자한 교보생명에 대한 투자금회수(엑시트) 가능성 여부가 관건이었다.
2012년 교보생명 지분을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했던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8년 풋옵션을 주당 40만원에 행사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신 회장은 2012년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0%가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고 경영권이 흔들릴 상황에 놓이자 어피너티컨소시엄과 풋옵션 계약을 맺고 경영권을 방어했다. 풋옵션 내용은 2015년까지 기업공개를 못 하면 신 회장이 어피너티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을 다시 사준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어피너티컨소시엄과 관계를 풀지 못하면 풋옵션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렇게 되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금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1조~2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은 본인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일부를 팔수밖에 없어 지배구조 및 경영권 영향에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교보생명 지분 36.91%를 갖고 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 IMM PE, BPEA EQT 등으로 구성됐다.
현재 투자업계에서는 교보생명·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 풋옵션 중재사건에 대한 국제상업회의소(ICC) 2차 중재 결과가 오는 9월~10월께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현재 주주들을 설득하는 단계에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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