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폐기는 없다? 백악관 논의 스톱...'트럼프 변덕'만 없다면야

김민성 / 기사승인 : 2017-09-07 18: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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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김민성 기자] 잇따른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증폭되는 가운데 한미 정치, 통상 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이슈가 사그라들 조짐이다.


미국의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가 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한미 FTA 폐기와 관련한 논의를 당분간 의제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미 의회에 전달했다고 보도한 가운데 로이터통신도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 FTA 폐기 고려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타전했다.


이 전문지에 따르면 백악관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그동안 한미 FTA 종료 계획에 대해 논의해 온 의원들에게 일단은 협정을 폐기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허리케인 하비 수해 현장을 방문해 “이번 주부터 한미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선언한 뒤 나흘 만에 일단 파문이 가라앉게 될 국면을 맞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한미 FTA 폐기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전날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미 FTA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기 위한 개정 협상을 희망한다”며 트럼프의 한미 FTA 폐기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설명을 내놓으면서 감지됐다. 그의 발언 수위는 "한국과의 협정에 '약간의 개정'을 원하는 협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통상정책을 총괄하는 USTR 수장이 트럼프와 상당한 온도 차가 있는 발언. '폐기'라는 말 대신 '개정 협상'을 강조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기됐던 한미 FTA 폐기 카드는 재협상 또는 개정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엄포용’이 아니냐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었다. 트럼프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도 먼저 폐기를 위협한 뒤 추진해오고 있다.


그 같은 점을 비춰볼 때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처음 차려진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첫 테이블에서 한미 FTA로 미국이 어떤 불이익을 당하는지와 그 효과에 대해 먼저 조사하자는 견고한 대응으로 나온 한국 측을 강력하게 압박하기 위해 한미 FTA 폐기 카드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한미 FTA 폐기는 미국 내에서 반발을 부르면서 공론화될 어젠다로는 의회에 넘어갈 수 없게 된 것이다. 한미 FTA 폐기 문제가 거론된 뒤 미국 기업들과 정치계, 외교 안보 라인 등이 다각도로 한미 FTA가 갖는 경제적 효과는 물론 지정학적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협정 유지를 촉구하면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한미 FTA 폐기는 한미 양국 경제 모두에 타격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온 것이다.


인사이드 U.S. 트레이드가 백악관 내부에서조차도 재계와 의회에 한미 FTA 폐기를 막을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해달라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고 전할 정도로 미국 내 기류 변화는 안정 촉구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의회 내 무역협정 의제를 다루는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4명도 성명을 내고 "북한 6차 핵실험에 따라 강력한 한미동맹의 필수적 중요성이 강조됐다"며 한미 FTA 폐기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300만개 이상의 미국 기업들을 대표하는 미국 상공회의소 토마스 도너휴 회장도 성명을 통해 “무책임하고 무모한 한미 FTA 폐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FTA 폐기 조치로 단 한 개의 (미국 내) 일자리라도 생길 것으로 믿지 않는다”며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를 뽑았던 미국인들조차 폐기 여파로 농업과 제조업 수출 부문에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트럼프의 일방통행식 통상외교 행보의 단면을 다시 드러낸 한미 FTA 폐기 문제는 농의 중단으로 일단 매듭지어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다시 트럼프의 ‘변덕’이 한미 통상관계에 불안한 불씨로 살아날지는 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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