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인의 똘레랑스] 상연과 상영 구별하고 국가가 먼저 비영리공연 상연료 지급해야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20-07-16 14:35:39
  • -
  • +
  • 인쇄

[메가경제= 박정인 해인예술법연구소장]비영리공연에 대한 다른 나라의 입장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저작권법' 제101조에서 공개적으로 저작물을 실연 또는 전시한다고 함은 ‘공중에게 공개된 장소에서 또는 가족의 통상적인 범위와 그 사회적 지인을 벗어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그 저작물을 실연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으며, 저작권자가 가지는 배타적 권리에 대해 제106조는 '복제와 2차적 저작물 작성, 소유권을 이전 대여, 리스 대출에 의하여 공중에게 배포, 공연(performance)권을 가질 수 있다'고 규정했다.


또한, 미국 저작권법 제110조 제4항은 비영리 공연의 상연과 관련된 저작권 제한 규정으로 ‘공중송신을 제외하고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상업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실연자, 후원자, 또는 주최자에게 실연에 대한 보수나 그 밖의 보상금을 지불하지 아니하고 비연극적 어문저작물이나 음악저작물을 실연하는 때에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 두 가지 중 하나에 해당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나는,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입장료를 징수하지 아니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실연에 따른 합리적인 비용을 공제한 후, 사적인 재정적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교육적, 종교적, 또는 자선적 목적만을 위해 이익금을 사용하는 경우다.


다만 저작권자가 다음의 조건에 따라 그 실연에 대한 이의를 통지한 때는 중지해야 한다. ▲통지는 서면으로 하고 저작권자 또는 그로부터 적법하게 권한을 부여받은 대리인이 이에 서명해야 하고, ▲통지는 그 실연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적어도 실연일로부터 7일전에 송달되어야 하며, 그 반대 이유를 명시하여야 하고, ▲통지는 그 형식, 내용, 그리고 송달방법에 있어서 저작권청장 규정으로 정하는 요건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통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대해 단서 규정을 둔다. 실연을 위한 합리적인 비용을 공제한 후 남은 실연 수익금을 오로지 자선의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와, 비영리적 재향군인회나 비영리적 친목단체가 주최하고 홍보하는 그 단체의 피초청자를 제외한 일반 공중이 초청되지 않는 사교모임 과정 중에 비연극적 어문저작물이나 음악저작물을 실연하는 경우는 저작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사진= 셀수스(Celsus) 제공]
[사진= 셀수스(Celsus) 제공]


미국 저작권법 제110조의 목적상 어느 대학이나 대학교의 남녀학생 사교모임(fraternity or sorority)은 그 모임이 오로지 특정 자선의 목적으로 기금을 모금하려고 개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조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


목적과 상관없이 제110조 제3항에서는 ‘예배나 그밖의 종교적 집회의 장소에서 의식 과정 중에 비연극적 어문저작물이나 음악저작물 또는 종교적 성격의 악극저작물을 실연하거나 저작물을 전시하는 것’에 대해 면책하고 있다.


또 제110조 제6항에서는 '정부기관 또는 비영리 농업기관이나 원예기관이 연례적인 농업 또는 원예 박람회나 전시회 과정 중 비연극적 음악저작물을 실연하는 것. 이 호에 규정된 면책의 범위는 이 호의 규정이 없었더라면 그러한 기관이나 조직이 영업권자, 영업시설, 또는 그 밖의 사람이 그러한 박람회나 전시회에서 실연한 것을 이유로 대위책임의 원칙에 따라 지게 될 저작권의 침해 또는 관련 침해에 대한 책임에까지 미친다. 그러나 이들의 실연에 대한 책임은 면제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저작권법 제110조 제5항은 비영리 상영에 있어서의 저작권 제한 규정으로 가정용 면책(homestyle exemption)과 사업용 면책(business exemption)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우선 '가정용 면책' 조항은 가정용 수신기기를 이용하여 연극과 음악저작물을 공중에게 전달하는 행위로 입법목적은 저소득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사업용 면책' 조항은 음식점이나 주점의 경우, 시설이 3750㎡ 이내이거나 이를 넘는 경우에도 스피커 6개 이내, 스크린 4개 이내인 경우에는 면책되며, 기타 소매점인 경우 시설이 2000㎡ 이내이거나 이를 넘는 경우에도 스피커 6개 이내, 스크린 4개인 경우에는 면책되는 시설과 기기 면책범위를 두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은 1987년(메이지 20년)에 제정된 '각본악보조례'(1887.12.28. 공포)에서 연극 각본 및 악보의 저작자는 출판권과 흥행권(영리적으로 공중앞 공연권)을 양도할 수 있게 했으나 분쟁이 빈발하자 1893년에 각본악보조례와 사진판권조례를 합쳐서 법 제16호인 판권법(版權法)을 제정했다. 이후 ‘흥행권’이라는 포괄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구 저작권법 제1조 제2항에서 ‘문예학술의 저작물의 저작권은 번역권을 포함하고 각종의 각본 및 악보의 저작권은 흥행권을 포함한다’고 규정해 지금에 이르렀다.


비영리공연과 관련한 우리 저작권법 제29조와 동일한 일본 저작권법 규정은 제38조이다.


일본 저작권법 제38조 제1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상연 등’이라는 제목 아래 ‘공표된 저작물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또한 청중 또는 관중으로부터 요금을 받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개적으로 상연, 연주, 상영 또는 구술할 수 있다. 다만, 당해 상연, 연주, 상영 또는 구술에 대하여 실연자 또는 구술을 행하는 자에 대해 보수가 지불되는 경우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본 저작권법 제30조에는 ‘저작권의 제한’이라는 규정을 두어 제1항에는 ‘이미 발행한 저작물을 다음 방법으로 복제하는 것은 위작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아홉 가지 방법으로는 ▲발행할 의사 없이 또한 기계적 화학적 방법에 의하지 않고 복제하는 것, ▲자기 저작물을 정당한 범위 안에서 절록인용(節錄引用)하는 것, ▲보통교육상의 수신서 및 독본의 목적에 공하기 위하여 정당한 범위 안에서 발췌수집하는 것, ▲문예, 학술 저작물의 문구를 자기가 저작한 각본에 삽입하거나 악보에 삽입하는 것, ▲문예, 학술 저작물을 설명하는 자료로 미술저작물을 삽입하거나 미술저작물을 설명하는 자료로 문예, 학술저작물을 삽입하는 것, ▲도화를 조각물 모형으로 제작하거나 조각물 모형을 도화로 제작하는 것, ▲각본 또는 악보를 수익을 목적으로 아니하거나 출연자가 보수받지 않는 흥행용에 제공하거나 그 흥행을 방송하는 것, ▲음을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용도에 쓰이는 기기에 저작물이 적법하게 복제된 것을 흥행 또는 방송용으로 제공하는 것, ▲오로지 관청용에 제공하기 위하여 복제하는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30조 제2항에는 ‘본조의 경우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해 성명표시권과 달리 출처명시권도 명확히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저작권법' 제122조의 1에는 ‘저작자에게 귀속하는 이용권은 공연권과 복제권을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연은 제122조의 2 제1항 제1호에서 ‘공개적 낭송, 연주, 드라마 공연, 전시, 상영 및 방송물을 공개된 장소에서 송신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제122의 5조 제1항 제1호에서 ‘가족적 집회’에서 행하는 사적 및 무상 공연은 허락된다고 규정하고, 제122의 5조 제1항 3호 (e)에서 ‘교육·연구의 범위 내에서 오로지 설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만 복제권의 제한'을 인정한다. 끝으로 저작권법 제122의 5조 제4항에서 패러디, 모작, 풍자에 관하여는 저작권을 제한하고 있다.


끝으로 독일을 살펴보면 '저작권법' 제19조는 ‘구술, 공연 및 상연권’이라는 조문명 아래 구술권은 ‘어문저작물을 사람의 실연을 통하여 공개적으로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52조는 (1)항에 '공표된 저작물의 공개재현이 허용되는 것은 그 재현이 개최자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며 참가자는 대가 없이 입장이 허용되고, 저작물의 강연 혹은 실연에 있어서 실연자의 누구도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아니하는 경우이다. 이 재현에 대하여는 상당한 보상이 지급되어야 한다. 이 보상의무는 청소년 보호, 사회적 부조, 노인복지사업, 수형자 감호의 행사를 위하여 그리고 학교행사를 위한 것인 때 그 사회적 혹은 교육적 목적에 비추어 명확하게 한정된 범위의 사람만이 접근될 수 있는 한도에서 면제된다. 다만 위 행사가 제 3자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2)항에서는 '공표된 저작물의 공개재현은 교회 혹은 종교단체의 예배 혹은 종교상의 축제에서 또한 허용된다. 다만 개최자는 저작자에 대하여 상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고, (3)항에서는 '저작물의 공개무대공연, 공중전달, 방송 및 영상저작물의 공개상연은 언제나 권한 있는 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공연이 비영리 요건인 반대급부를 받지 않을 것과 실연자 보수를 받지 않을 것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 아래 극작가도 인지하지 못한 채 상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비영리 공연에서 상영과 상연을 구분하고 입법적으로 저작권법 제29조 제1항의 상연의 요건을 보다 엄격히 한 뒤 독일과 같이 보상금 규정을 두는 방식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36조, 제37조, 제38조간의 충돌 문제에 대해서 법내 원활한 조정이 촉구된다. 이는 그 무엇보다도 번역, 개작과 같은 원천적인 극작가의 저작재산권을 빼앗는 다른 국가의 입법은 찾아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출처표시권(법 제37조)이나 성명표시권(법 제38조)이 상충되거나 번역과 개작이라는 2차적 저작물작성권(법 제36조)과 동일성유지권(법 제38조)이 상충되는 것은 저작권법 내 질서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작권법 제25조의 '학교교육목적 등에의 이용'에 있어 상영과 달리 상연료에 대해 보상금에서 문화부가 고시하지 않고 있는 부분은 입법의 불비 부분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저작권법 제104조의 6과 같이 극장 내에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녹화기기를 이용해 녹화하거나 공중송신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공연산업에서 오히려 더 필요하다.


어디까지나 비영리공연에 대한 저작재산권 제한 규정은 신체의 자유, 행동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매번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되도록 배려하는 것으로, 사적이용을 위한 복제와 사적이용을 위한 프로그램 복제, 개방된 장소의 미술저작물 등의 전시 또는 복제와 함께 입법된 규정이다.


즉, 사적이용이라는 프라이버시를 통제받지 않기 위해서라든지 개방된 장소에서의 자유로운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인정된 권리인 만큼 ‘비영리 공연’ 에 대해 누구나 자의적 해석을 할 수 있게 했다면 그것은 입법자들의 크나큰 과오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공연계의 기초인 극본을 보호하기 위한 법체계 재정비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저작권법 전면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연구자와 정부부처는 베른 협약까지 가지 않더라도 헌법상 기본권 제한을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을 전제로 한 공연업계에서 수용할 수 없는 권리제한의 현행 법령은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 극장과 공연제작비를 지출하는 국가가 먼저 비영리공연도 상연료를 예산으로 잡는 선제적 모범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