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백운규 전 장관 영장 기각..."일부 다툼 여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6 0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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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범죄 혐의, 대체로 소명…도망·증거인멸 염려 없어"
신병 확보 못한 검찰...‘블랙리스트’ 윗선 수사 일단 제동
“구속되면 방어권 행사에 심대한 영향”…수사 동력은 남아

문재인 정부 시절의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동부지법 신용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을 심리한 뒤 밤 9시 40분께 “범죄 혐의에 대한 대체적인 소명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나 일부 혐의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 문재인 정부 초기 산업부 산하 발전 공기업 기관장 등의 사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 부장판사는 “수사기관에 상당한 양의 객관적 증거가 확보돼 추가로 증거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구속된다면 방어권 행사에 심대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또 “피의자가 현재 별건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점이나 피의자의 지위, 태도 등에 비춰 도망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부당평가 의혹으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어 도망의 염려가 없는 점 등도 영장 기각 사유에 포함됐다.
 

백 전 장관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검찰로서는 수사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백 전 장관을 고리로 문재인 정부 당시 부처 산하기관 인사에 청와대 '윗선'이 개입했는지 들여다보려던 검찰의 계획도 일단은 제동이 걸렸다.

검찰은 일단 백 전 장관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혐의 입증을 탄탄히 한 뒤 영장을 재청구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여의치 않다면 백 전 장관의 신병 확보는 포기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수도 있다.

영장심사 단계이기는 하지만 법원이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판단한 만큼 수사의 동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년 전 동부지검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 당시에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되자 보강 조사만 거쳐 불구속기소 했다. 김 전 장관은 결국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으며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

앞서 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여 동안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를 위해 백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면서 “재임 시 법이 정한 규정에 따라서 일을 처리했다. 오늘 성실히 임하겠다”라며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밤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나와 차를 타고 귀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던 백 전 장관은 영장 기각과 함께 밤 11시 24분께 풀려난 뒤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재판장님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백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2018년 산업부 산하 기관장 13명의 사표를 받아내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또 2018년 당시 김경원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게 사표를 내도록 직원들을 통해 종용하고, 황창화 현 사장이 후임 사장이 될 수 있도록 면접 질문지와 답안지 등을 전달해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달 9일 백 전 장관을 소환해 14시간가량 조사했으며 나흘 뒤인 13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올해 3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고발장 접수 3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수사하면서 산업부 원전 관련 부서와 발전자회사 등 산하기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에는 백 전 장관의 자택·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이메일 등 자료를 확보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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