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타르선 대박, 북미선 포기"…CGV, '월드컵' 상영 안 한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4-24 11:01:26
역대급 '시차'가 발목...최대 16시간에 부담, 핵심 관람층 접근 어려워
CGV "오전 경기, 상영관 수익보다 운영비가 더 커"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CGV가 오는 2026년 FIFA 북미 월드컵 경기의 극장 생중계를 실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콘텐츠 매력도보다 시간대 제약과 수익성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시차 최대 16시간…핵심 관람층 접근 어려워


이번 월드컵 개최지는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3개국이다. 한국과의 시차는 최대 13~16시간에 달해, 조별리그부터 주요 토너먼트까지 상당수 경기가 한국시간 기준 오전 또는 이른 오후에 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학생 등 극장 생중계의 핵심 소비층이 평일 오전 관람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 CGV가 오는 2026년 FIFA 북미 월드컵 경기의 극장 생중계를 실시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콘텐츠 매력도보다 시간대 제약과 수익성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사진=CGV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과 대조적인 상황이다. 당시 CGV는 주요 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하며 관객 응원 이벤트 등을 적극 운영, 상당한 흥행 성과를 거뒀다. 

 

카타르와의 시차가 비교적 적어 경기 상당수가 저녁 시간대에 편성된 덕분에 직장인·학생층의 극장 방문이 용이했고, 단체 응원 문화와 맞물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북미 월드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조건이었다는 평가다.

 

◇ 오전 운영 비용 부담·추가 중계 비용 '이중 악재'


극장 업계는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영화관 매출은 통상 오후와 저녁 시간대에 집중되는 구조인데, 월드컵 생중계를 위해 오전부터 상영관을 가동할 경우 인력 배치와 운영 고정비 부담이 불가피하게 커진다.

 

여기에 월드컵 중계는 일반 영화 상영과 달리 중계권 비용, 송출 설비 운영비, 현장 인력 투입 등 별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관객 수가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오히려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흥행은 결국 시간대와 접근성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 '선별적 콘텐츠 전략'으로 전환 가속


CGV는 그간 월드컵·올림픽·프로야구 한국시리즈·콘서트 등 대형 이벤트 생중계를 통해 스크린 스포츠 및 얼터너티브 콘텐츠 시장을 적극 확대해왔다. 주요 국가대표 경기나 빅매치는 일반 영화에 버금가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비수기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북미 월드컵을 계기로 극장가의 스포츠 이벤트 전략은 보다 선별적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CGV는 월드컵 생중계 대신 콘서트 실황, 프리미엄 특화 상영, 팬미팅 등 수익성이 검증된 콘텐츠 편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사업 포기가 아닌, 콘텐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이벤트조차 수익성과 운영 효율성의 잣대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현재 극장 산업의 현실"이라며 "이제는 '무엇을 상영할 것인가'보다 '언제, 얼마나 수익을 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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