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완성차까지 겨눈 '특허 칼날'…'특허 전쟁 선포 모드'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4-05 15:56:49
볼보자동차코리아·닛산까지 정조준…속내는 신왕다 압박
전극조립체 원천특허 앞세운'초강수'…5만 특허 무기로 글로벌 공세 확대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특허 분쟁의 전선을 완성차 업체까지 확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지식재산권(IP)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완성차를 상대로 한 법적 대응이지만, 실제로는 배터리 공급망 핵심 플레이어를 정조준한 전략적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사진=LG에너지솔루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배터리 산업 전반에서 특허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볼보자동차코리아를 상대로 특허 침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대상은 전기 SUV ‘EX30’으로, 해당 차량에는 중국 배터리 업체 Sunwoda의 각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특허 관리 전문 업체인 튤립 이노베이션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도 요청했으며, 현재 조사 개시가 결정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튤립은 닛산(Nissan)을 상대로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닛산의 하이브리드 SUV ‘캐시카이’에 동일한 신왕다 배터리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같은 특허 침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이번 분쟁의 핵심은 ‘전극조립체 구조’ 관련 특허다. 해당 기술은 코팅 분리막을 활용해 전극층을 견고하게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고출력·고용량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공정으로 평가된다.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이 특정 배터리 형태에 국한되지 않는 ‘기반 기술’이라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해당 특허는 각형 배터리에도 적용 가능해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가진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폼팩터를 뛰어넘는 플랫폼 특허”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튤립은 이미 유럽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지난해 독일 법원에서 신왕다의 특허 침해를 인정받아 제품 판매 금지와 회수 명령을 이끌어냈으며, 분리막 코팅 기술 관련 소송에서도 잇따라 승소했다. 이어 지난 2월에는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의 ‘그랑 콜레오스’를 대상으로도 무역위원회 조사를 신청하는 등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의 본질이 완성차 업체가 아닌 배터리 공급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왕다가 유럽 판결과 국내 조사에도 불구하고 특허 로열티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고객사까지 포함한 ‘공급망 압박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부품 공급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배터리 공급사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노린 셈이다.

 

이러한 전략은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방대한 특허 포트폴리오에 기반한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등록 특허 약 5만1000건, 출원 특허 약 9만건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1000건 이상이 핵심 전략 특허로 분류된다. 소재, 전극, 셀 구조, 팩 설계에 이르기까지 전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특허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처분 신청은 특정 완성차를 겨냥했다기보다 핵심 기술을 사용하는 공급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며 “전극조립체와 분리막 코팅 등 범용성이 높은 특허를 다수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에도 유사한 방식의 대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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