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기업 계열사까지?"…국민성장펀드 지원 기준 논란 재점화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7-06 14: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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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자회사 리가켐바이오 5000억원 투자 유치 '형평성 논란'
국민성장펀드 "국가 첨단산업 투자"…전문가 "기술·사업성 우선"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정부의 국민성장펀드가 오리온 자회사 리가켐바이오에 5000억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를 결정하면서 정책금융의 지원 대상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까지 정책성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성장펀드는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라는 입장이며, 전문가들은 기업 규모보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성장펀드는 AI·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5년간 총 15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민관 합동 정책 금융 프로그램이다. 미래 성장 산업에 장기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까지 국민성장펀드 자금 투입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챗GPT4]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리온의 자회사 리가켐바이오가 정부 주도 정책형 펀드 '국민성장펀드'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직접 지분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국민성장펀드로부터 지원 등을 받는 기업은 비티젠(에스티젠바이오)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3곳으로 확대됐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실시해 최종 제품화까지 필요한 자금 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2500억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지원하고 동 회사의 대주주 및 국내 기관투자자가 2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33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 발행을 추진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자금을 M&A가 아닌 연구개발(R&D) 및 임상개발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핵심 파이프라인의 후기 임상(2·3)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역량 확보와 차세대 ADC 플랫폼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목표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당사는 충분한 현금 여력을 보유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장기·안정 자본을 확보함으로써, 임상·허가·상업화 전 과정에 흔들림 없이 집중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을 마련했다""글로벌 신약 출시라는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민성장펀드의 지원 대상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불붙고 있다. 그룹 차원의 자금조달 여력이 있는 대기업 계열사까지 정책성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업계 일부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첨단산업 육성이 목적"형평성 논란에 선 그은 국민성장펀드

 

업계 안팎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기술 혁신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대기업 계열사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성장펀드는 대기업 계열사를 지원한 것이 아니라 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성장펀드 관계자는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기술력은 높지만 아직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대규모 대출이 어려운 만큼 장기 인내자본 성격의 직접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며 "오리온 역시 경영권 확보가 아닌 신약 개발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성장펀드는 자금이 부족한 기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라 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금융"이라며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내부 심사를 거쳐 기술력과 성장성을 중심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나눠먹기식으로 운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성장펀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 지원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에 대해서는 관련 문제를 지속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간접투자는 대부분 바이오벤처와 중소·중견기업에 투자되고, 대출 역시 중소·중견기업에는 간소화된 절차를 적용하는 등 별도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책 성과는 투자 직후가 아니라 5~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국내 기업 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첨단전략산업은 국가 간 경쟁인 만큼 산업 전체의 경쟁력 강화라는 큰 틀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보다 프로젝트"전문가들이 제시한 운용 원칙

 

전문가들은 국민성장펀드의 성패는 '어떤 기업이냐'보다 '어떤 기술과 프로젝트에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 규모보다 기술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 투자 회수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운용 원칙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재천 YJC컨설팅코리아 대표는 국민성장펀드는 정책금융을 활용한 투자펀드 성격으로 봐야 한다특정 기업이나 대기업을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라 R&D 역량과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 또는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기업 규모가 아니라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이라며 지원 대상은 임상 개발 가능성, 기술 완성도, 사업화 역량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동일한 기준 아래 경쟁 방식으로 선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이오 분야에서 장기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 자체는 산업 육성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룹 차원의 자금 조달 능력이 충분한 기업까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지원하는 것에 대한 효과성 부분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성과 사업성을 엄격하게 검증하고, 선정과 운용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전제돼야 정책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결국 국민성장펀드는 어느 기업을 지원하느냐보다 어떤 프로젝트가 실제 성과와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헌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연구개발진흥본부장)"국민성장펀드는 정책자금이기도 하지만 결국 펀드인 만큼 지속 가능한 운용을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확보돼야 한다""대기업 및 중소기업 여부보다 투자 회수 가능성과 미래 성장성을 먼저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라고 모두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지원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객관적인 사업성과 혁신 역량을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도 바이오벤처와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과 벤처펀드는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국민성장펀드는 여러 정책금융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이를 기업 규모에 따라 접근할 사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벤처기업도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기술력과 데이터를 제시해야 하고, 대기업 역시 국가 경제와 고용을 책임지는 축인 만큼 양측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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