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명 음성 데이터 정밀 보정…흡인 위험군 선별 가능성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음식물을 삼킨 직후 2초간 낸 짧은 목소리만으로 흡인 위험군을 선별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제시됐다.
기존 연구에서 문제가 됐던 환자와 일반인의 발성 길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음성 데이터를 2초로 표준화하고, 연구진이 직접 데이터를 보정해 판별 성능을 높인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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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석 재활의학과 교수와 김정민 선임연구원.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20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류주석 재활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삼킴 직후 녹음한 음성을 활용해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AI 모델의 성능을 검증했다.
흡인은 음식물이나 침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는 현상이다. 노화나 신경계 질환 등으로 삼킴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며, 반복될 경우 흡인성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표준 검사법은 비디오투시연하검사다. 엑스레이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과정을 실시간 관찰하는 방식이지만 방사선 노출이 있고 전문 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반복적으로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삼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목소리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음식물이 성대 위에 남으면 성대 진동에 영향을 주고, 이 변화가 음성 패턴에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앞서 2024년 삼킴 직후 목소리만으로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을 구분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다만, 당시에는 원본 음성 길이를 그대로 사용해 삼킴장애 환자와 일반인의 발성 지속시간 차이가 AI 판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든 음성 데이터를 2초 단위로 자동 분할했다. 여기에 의미 있는 구간이 잘리거나 잡음이 포함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연구진이 직접 데이터를 확인하고 추가 보정을 거쳤다.
연구 대상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와 일반인 가운데 녹음 품질 기준을 충족한 40세 이상 성인 198명이다. 이 가운데 흡인 위험군은 70명, 정상군은 128명이었다.
분석 결과, 남녀 데이터를 함께 학습한 통합 모델이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흡인 위험군과 정상군 구분 능력을 나타내는 AUC는 0.8090이었다.
흡인 위험군을 찾아내는 민감도는 81.78%, 정상군을 구분하는 특이도는 80.02%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 데이터를 각각 따로 학습한 모델의 AUC는 0.7230과 0.7376으로 통합 모델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흡인이 있는 경우 성별에 따른 음성 차이가 줄어들어 AI가 공통적인 음성 패턴에 집중한 결과로 해석했다.
2초 표준화의 근거도 확인됐다. 삼킴장애 증상으로 비디오투시연하검사를 받은 환자의 평균 발성 지속시간은 2.22~2.48초로 일반인의 6.19초보다 짧았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2초 분할이 단순한 데이터 처리 편의가 아니라 삼킴장애 환자의 실제 발성 능력을 반영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연구는 짧은 발성만으로도 흡인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 단계는 연구 모델의 성능을 확인한 수준으로,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삼킴장애 환자가 실제로 낼 수 있는 발성 길이를 고려해 음성 데이터를 2초로 표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흡인 위험군을 선별하는 성능을 확인한 것”이라며 “향후 다기관 데이터를 통해 모델 성능을 추가 검증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과 분당서울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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