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이상으로 발생…조기 치료 시 상당수 기능 회복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감기나 장염을 앓은 뒤 손발이 저리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나 후유증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의료진의 조언이 나왔다. 드물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신경이 손상되는 희귀질환 '길랭-바레증후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길랭-바레증후군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외부 침입자로 오인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신경질환이다. 감기나 독감, 장염 등 바이러스·세균 감염 이후 수일에서 수주 사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희귀난치질환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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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영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
초기 증상은 비교적 흔한 근육통이나 피로와 비슷하다. 목과 허리가 아프거나 손발이 저리는 증상으로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걷기 어려워질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양쪽에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아래에서 위로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문제는 진행 속도다.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경우 팔과 얼굴 근육까지 영향을 미치고, 삼킴 장애나 호흡근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혈압 변화나 부정맥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은 신경학적 진찰과 함께 근전도·신경전도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필요에 따라 MRI 등 영상검사를 시행해 다른 신경질환과 감별하기도 한다.
치료는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나 혈장교환술을 시행하며, 이후 재활치료를 병행해 근력과 보행 기능 회복을 돕는다. 의료진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초기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지영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발병 전 감기나 설사 같은 감염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만 감염 이후 모든 사람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면역 이상 반응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랭-바레증후군은 희귀질환이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좋은 회복 경과를 보이는 환자들이 많다"며 "며칠 사이 근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 컨디션 저하로 넘기지 말고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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