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고려아연 이을 M&A 후보군 찾기...거론 기업들은?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1 07:48:02
  • -
  • +
  • 인쇄
금융권서 고려제강·신도리코·삼목에스폼 등 주목
"밸류업보다 주가 상승 효과 확실...M&A 분쟁 늘 것"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고려아연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제2의 고려아연 사태’와 같은 인수·합병(M&A)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대두된다. 이미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잠재적 이슈가 있는 대상 기업을 거론하면서 M&A 시장은 주가 상승 효과에 더해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경영권 분쟁, 금융 선진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NH투자증권은 이 보고서에서 “2021년 이후 아시아 국가 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대적 M&A 공격 횟수가 확대되는 추세이고, 한국도 201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ESG) 도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따라 나타난 주주 가치 개선 및 주주권리 강화 움직임은 경영권 분쟁이나 적대적 M&A 시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2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에 속해 있다. 

 

이와 같은 규모와 상징성을 지닌 회사가 M&A 시장에 더 나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보다 M&A 활성화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강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고려아연 주가는 M&A 이슈로 한 달새 46% 오르고, 고려아연 지분을 확보한 영풍정밀 주가 또한 같은 기간 242% 상승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적대적 M&A는 기업 가치를 재평가하고 주가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적인 전략"이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는 시장이 기업의 잠재력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싸고 기술력 있는 기업이 많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에 의존하고 있어 강제력이 부족해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M&A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포함했다면 기업 가치를 더 빠르고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모펀드가 관심 가질만한 M&A 대상 상장사로 ▲고려제강 ▲사조대림 ▲신도리코 ▲삼목에스폼 ▲동원개발 ▲태양 등을 꼽았다.

 

시장에서는 다른 M&A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최근 대명소노그룹은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티웨이항공 지분을 사들이며 2대주주로 올라섰다. 최대 주주 예림당과지분율 격차가 2%대로 좁혀진 상황에서 양측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이사회 장악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 등기임원 7명 중 4명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2011년부터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항공업을 숙원사업 중 하나로 추진해왔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메가경제에 “고려아연 사태 이후 한국도 기업 인수·합병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미국처럼 M&A 이슈가 활발히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모든 경영권 분쟁이 주가 상승으로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AI 고평가' 우려에 나스닥 7개월 만에 최대 낙폭…엔비디아 시총 510조원 증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의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가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주(3~7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주간 기준 3% 하락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 상호관세

2

울산화력 붕괴 참사, 40대 매몰자 끝내 숨져...3명 사망·4명 여전히 매몰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40대 근로자의 시신이 사고 발생 사흘 만에 수습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9일 오전 11시5분께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김모(44)씨의 시신이 발견돼 수습됐다. 김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2분 보일러 타워가 붕괴될 당시 현장에 있다가 매몰됐으며, 약 1시간20분 후 구조대에 의

3

청약통장 가입자 3년 새 224만명 감소…‘무용론’ 다시 고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청약통장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하며 ‘청약통장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 강화, 낮은 당첨 확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9월 기준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포함) 가입자는 2634만993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