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간 치열한 공방 속 1만원 근접 수준서 결국 표결로 확정
심의 기간 110일로 현행 방식 아래 최장 기록…노사 모두 반발
결정 금액 노동부에 제출, 8월 5일 고시 예정…내년 1월1일 효력
‘시간당 1만원’을 넘길지 주목됐던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9% 오른 시급 986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주 40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6만740원이다.
올해(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보다 2.5% 인상된 금액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차수까지 변경하며 밤샘 논의한 끝에 15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올해도 표결로 확정되면서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공익위원들의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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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시간당 최저임금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은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노동계 염원인 1만원 문턱은 넘지 못했다. 다만 향후 1.42% 이상만 인상되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을 넘게 된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의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19년 10.9%, 2020년 2.87%, 2021년 1.5%, 2022년 5.05%, 2023년 5.0%이다. 2021년을 제외하고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낮다.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는 법정 심의 기한(6월 29일)을 넘긴 것은 물론 현행 제도상으로 최장 기간인 110일에 걸쳐 이뤄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한 게 지난 3월 31일이었다. 이후 19일 제1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결국 표결로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9620원)보다 2.5% 오른 9860원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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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 [그래픽=연합뉴스] |
1988년 도입된 최저임금 제도는 그간 3차례 제도가 바뀌었다. 현행과 같은 방식이 적용된 2007년부터 종전 최장 심의기일은 2016년의 108일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이틀이 더 걸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오른 9860원으로 결정된 뒤 근로자위원들은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없다”, “소득 불평등이 더욱 가속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반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경제단체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한계에 몰린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경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업종별 차등 적용 등 최저임금 결정 제도개선 조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노동부는 이의가 합당하다고 인정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최저임금제도 역사상 재심의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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