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삼촌 박찬구 회장 ‘완승’...올해도 표 대결 이어지나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맞서 이른바 ‘조카의 난’을 일으키며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박철완 전 상무가 1년 만에 다시 주주제안에 나선다.
당시 경영진과 노조 측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박 회장이 조카인 박 전 상무를 상대로 한 첫 승부에서 손쉽게 승리를 챙긴 데 이어 이번 주총장에서도 표 대결이 재현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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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전 상무 |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는 내달 정기 주총을 앞두고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고 박인천 창업주의 차남인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3세다.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은 올해로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배당, 사내·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을 주요 안건으로 내세워 박 회장 측과 대립각을 세웠지만 모두 부결됐다.
오는 3월 주총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양측의 표 대결이 재현될 전망이다.
박 전 상무 측은 올해 배당안을 포함해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2명(정진호·정용선)의 후임으로 후보를 추천하는 등 안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주총장 표결에서는 박 전 상무 측이 주주가치 회복을 명분으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박 회장 측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후 회사 측은 곧바로 박 전 상무를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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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한편, 양측의 지분 비중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8.58%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이며, 지난해 모친 김형일 씨(0.09%), 은형·은경·은혜(각 0.5%) 세 누나, 장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0.05%) 등의 가세로 확보한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0.2% 정도다.
이에 맞서 박 회장(6.73%)과 장남 박준경 부사장(7.21%), 장녀 박주형 전무(0.98%) 등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약 14.9%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이날 증시에서 금호석화는 주가가 9.33% 급등한 채 장을 마쳤다.
하지만 업황 호조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고점 대비 주가는 약 45% 하락해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진 상태다.
올해 경영 전망도 호황이던 지난해와 비교해 비관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박 전 상무가 이를 불쏘시개로 삼아 소액주주들의 표를 가져온다면 올해 주총장에서 숙질간 두 번째 표 대결의 향방이 지난해와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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