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 연임 청신호···역대급 실적·사모펀드 부담 줄어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11-14 08:4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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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실적행진에 연임 청신호
사모펀드 사태 CEO징계 결정 내년으로 미뤄져
연내 임기만료 CEO 한투증권,KB,신한금투 등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내며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더우기 사모펀드 사태관련 금융당국의 CEO징계 결정이 내년으로 미뤄진 점도 연임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회의에서 라임 사태 관련 안건을 상정해 부당권유금지 위반 등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에 대해 업무일부정지, 과태료 부과, 영업점 폐쇄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다만 CEO 중징계안에 대한 최종 제재 결론은 내년으로 미뤘다. 우리은행과 금감원 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소송 이후에야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크게 부담을 던 모습이다. 이번 정례회의에 CEO 제재안이 아예 상정되지 않는데다, 금융당국 수장 교체로 분위기가 바뀌며 사모펀드 사태 관련 CEO 징계 강도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라임 사태 관련 제재심에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와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 3명에게 '직무정지'를, 박정림 KB증권 대표에 '문책경고'를 결정했다. 또 지난 3월 옵티머스자산운용 관련 제재심에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해서도 내부통제를 근거로 문책경고를 의결했다. 향후 3~5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이들 금융사에 대한 판단은 모두 금융당국 수장 교체 이전 이뤄졌다. 

 

주요 증권사 중 내년 3월 까지 CEO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대신증권·메리츠증권 등이다.

이 중 정일문 한투증권 사장, 김성현·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이영창 신한금투 사장의 임기는 연말까지로 올해 안에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 (사진 왼쪽부터)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성현·박정림 KB증권 사장,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 [사진=각사 제공]


이들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으로만 보면 연임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보다 186.2% 늘어난 1조204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정일문 사장은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피한 상태이고, 지난 6월 부실 펀드 관련 전액 보상안을 발표해 부담을 털어냈다는 평가다. 게다가 사모펀드 사태가 터진 이후에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연임이 무난한 상황이다 

 

KB증권은 김성현·박정림 두 각자대표가 모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 처분을 받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다. 특히 박 사장의 경우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처분받은 만큼, 징계가 확정되면 연임이 어려워진다. 
 

KB증권은 라임사태와 관련해 전액 보상을 시행한 것은 아니어서, 징계 경감의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말 금감원의 징계 결정에도 불구하고 두 대표의 연임이 결정됐고, 금융위가 사모펀드 사태 관련 CEO 징계를 내년으로 미뤄 부담을 덜었다. 더우기,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대비 58.6% 늘어난 547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점도 긍정적 요소다.

 

지난해 3월 '라임사태’구원투수로 등판한 이영창 신한금투 사장은 조직 정비 및 사태 수습에 주력하며 실적 개선에 힘써와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3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1% 상승했다. 또, 라임 펀드 투자자에게 원금의 최대 70%를 선보상 한 점등은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라임펀드 최대 판매사로 금융소비자와의 법적 리스크, 노조의 저항 등이 적지 않은 만큼 연임 가능성이 엇갈리고 있다.


아울러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CEO들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등이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사모사태에서 비켜나 있고,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표이사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김재식 대표이사는 지난 7일 미래에셋생명 관리총괄로 내정되어 내년에는 최 부회장 단독체제가 예상된다.


지난 3월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금감원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결정을 불수용하는 대신 펀드 피해액 전액을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에서 징계 수위가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3분기 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0.65% 증가한 1조601억원인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정 사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임 생각은 없다며 빠른 환수 조치로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엇갈린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정 사장이 본인의 거취 문제를 자신에게 일임했다며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잘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라임사태 수습에 힘써 온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노조갈등을 겪었지만 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9%증가한 81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라임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손실액의 30%를 선지급하는 자발적 보상안을 내놓았고, 올해는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안도 수용했다. 

 

12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도 2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였다. 3분 누적순이익 5932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늘어난 수준으로 이미 지난해 순이익(5651억원)을 뛰어 넘었다.


이들 CEO들의 거취와 관련,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실적이 좋고 사모펀드사태 CEO 제재 건도 내년으로 넘어간 만큼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대부분 연임될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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