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통장 연계 직불카드 등 "신규 수익창출 모색 필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카드사들이 해외시장이 펜데믹 시점에 따른 회복 경기를 이용해 '트래블카드'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슷한 수수료 무료 혜택이 큰 차별화점은 없어 사업 전략을 보완하고 소비자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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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한 쏠트래블카드, 하나트래블롤카드, 우리 트래블월렛카드, KB국민 트래블커스 카드 등. |
트래블 카드는 해외결제에 특화된 카드를 일컫는다. 온라인으로 외화를 저렴하게 환전하고, 즉시 결제·인출할 수 있어 여행 시 편리하다. 2021년 핀테크(금융기술)사 트래블월렛이 내놓은 '트래블페이' 카드가 시초로 꼽힌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은행계열 카드사가 줄줄이 트래블 카드를 내놔 각광받았다. 토스뱅크와 삼성카드 등도 각각 상품을 출시했다. NH농협카드도 하반기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트래블 카드 선두업체인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성수기 시즌에 맞춰 내달 트래블로그 마일리지카드 2종(SKYPASS, PRESTIGE)을 출시한다. 환전과 결제에 특화된 서비스에 마일리지 혜택을 연결했다. 새로 출시되는 트래블로그 마일리지카드는 하나머니앱에서 오는 22일부터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가입자 수만 봐도 하나카드가 앞선다. 최근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서비스 가입자 수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2022년 7월 론칭 이후 약 23개월 만이다. '트래블로그'는 24시간 365일 모바일 환전이 가능한 해외여행 서비스다. 현재 ▲41종 통화 환율우대 100%(무료환전) ▲통화별 환전 한도 300만원까지 확대 ▲외화 무료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와 신한은행에서 출시한 '신한 SOL트래블 체크카드'도 인기다. 최근 발급 70만장을 돌파했다. 이 카드의 기본 서비스는 ▲전세계 30종 통화 100% 환율우대 ▲해외결제 와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 특별금리 제(USD 연 2.0%, EUR 연 1.5%) ▲국내 4대 편의점 5% 할인 △대중교통 1% 할인 등이다.
신한 쏠트래블 카드는 지난 4월, 해외이용 시 환전 잔액이 부족할 경우 부족한 금액을 연결된 원화계좌에서 인출해 자동 환전 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부족금액 자동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해외여행 고객의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우리카드도 외화 충전·결제 서비스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과 손잡고 지난해 8월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를 내놨다. 100%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는 통화는 달러·엔·유로 3종이다.
장점은 외화충전 결제방식 외에도 다양한 결제를 지원한다. 외화 충전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신용거래로 승인이 된다. 앱을 통해서 사전에 결제방식을 설정할 필요도 없다. 이밖에 비자 브랜드 이용수수료 및 해외이용 수수료 무료는 기본으로 적용된다. 기존 외화결제 가능 카드상품은 충전외화로 결제할 때에만 국제브랜드 이용수수료 1.1%와 해외이용 수수료 0.3%를 면제받을 수 있었다.
KB국민카드도 지난 4월 해외 결제에 특화한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조건과 한도 없이 해외이용수수료 면제와 해외 이용 환율 우대 100% 등 우대 서비스 제공이 특징이다. 전 세계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연 2회, 전월 국내 이용실적 30만원 이상 시)도 가능하며 국내 이용 실적에 따라 국내 일상영역 할인 혜택, 온라인 항공, 철도 및 고속버스 10% 할인의 여행관련 업종 혜택도 제공한다.
이처럼 은행계열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를 선보인 까닭은 은행으로선 기존처럼 외화 수요에 맞게 외화 현물을 매입하고 각 지점에 배분, 보관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미리 환전한 외화 예치금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카드사 중 맏형격인 삼성카드도 지난달 해외결제수수료를 면제한 '삼성 아이디 글로벌'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전월 50만원 이상 이용한 고객은 삼성페이로 해외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때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문제는 트래블 카드가 신규 고객 유치 확보 외에, 큰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 끼리 비슷한 수수료혜택으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부분에서도 무의미한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30일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카드 시장에서 트래블 카드는 고객 특화 성공 사례 중 베스트"라며 "코로나19가 촉진한 금융계 디지털 전환, 전 세계적인 현금 없는 경제 트렌드와 맞물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성복 선임연구위원은 "라운지 서비스, 수수료 제로 등의 경쟁은 결국에는 무의미해질 것"이라며 "오히려 신규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고 그 수익을 고객과 공유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예를 들어, 사업자의 경쟁력 측면에서는 외화통장과 연계된 직불카드를 제공하는 토스 외화통장, 신한 쏠(SOL)트래블 등이 유리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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