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7월에만 3조6000원 증가
금융당국, 은행 현장검사, 뒷북관리 '비판'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속도 조절 기조에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 모양새다.이는 7월 한 달 간 늘어나는 가계대출에 대한 선제 대응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2분기 은행들의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대출 금리를 올리며 정부 눈치보기에 돌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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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이 한달 동안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이 뒤늦게 현장점검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금융당국은 뒤늦게 헌장점검에 나섰지만, 은행권 안팎에서는 미리 알아채지 못한 금융당국의 뒷북 관리와 매번 금리인하 경쟁 등의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지나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8일 기준 712조1841억원으로 6월 말(708조5천723억원)보다 3조6118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은 6월 한 달 새 5조3415억원 급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21년 7월(+6조2000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모습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택담보대출(552조1526억원→555조9517억원)로, 3조7991억원 늘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2.86~5.63%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2.94~5.76%)과 견줘 상·하단이 모두 내려갔다.
이처럼 주담보 대출이 늘은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 때문이다. 이달 들어 0.05~0.20%포인트(P) 가산금리를 줬는데도 시장금리가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스트레스 DSR 도입 연기 등 주담대 규제를 미루면서 대출 막차를 타려는 금융소비자들이 몰린 것도 주담대 거래를 부추겼다는 시선이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거듭 올리는 이유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상반기 주담대 증가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주담대 증가규모가 확대되자 지난 15일부터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은행권 현장점검에 돌입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의 현장점검에 나선 모습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주담대·전세대출 대환대출 서비스를 개시한 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 관련 우려를 표하며 개입해 압박을 줬다는 주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경쟁으로 상생을 실천한다고 정부로부터 칭찬받았던 게 몇 달 만에 뒤집혔다"며 "당국의 금리 인상 압박이 없다 한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관리하려면 금리 인상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해 속도조절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8일 부동산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고정형 변동형 금리를 0.02%p씩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p 올렸고 신한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주담대 고정형 금리를 0.05%p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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