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등 현지 업체에 수천억 MLCC 공급, 먹거리 확보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삼성전기가 급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을 발판 삼아 성장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IT 기기부터 자동차까지 필수 부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를 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규모로 공급하면서다.
3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중국 전기동력차 시장은 전년보다 48.3% 증가한 1079만대를 기록하며 전 세계 판매량의 66.4%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계 업체의 PHEV 판매량이 크게 늘며 로컬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82.3%를 기록했다. 미국은 전년보다 6.9% 증가한 156만2000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은 전년보다 2.1% 감소한 294만5000대가 팔려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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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기 수원캠퍼스 [사진=연합뉴스] |
중국 전기차 시장은 급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자국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 그리고 무엇보다 압도적인 내수 시장 규모라는 세 가지 핵심 동력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KAMA는 “오래된 차량을 새 차로 바꿀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과 같은 중국 정부의 지원책 확대가 효과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는 MLCC와 같은 전자 부품 업계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축적했다가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양만큼을 공급하는 핵심 부품으로 PC, 스마트폰은 물론 자동차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최소 3000 개에서 1만 개)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인 1만 2000 개에서 1만 8000 개 가량의 MLCC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장용 MLCC는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만큼 기술력이 뛰어난 소수 업체만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삼성전기는 IT 및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삼성전기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를 포함한 중국 전장 업체들에 수천억 원 규모의 MLCC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는 지난해 447만 8000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로 올라선 중국 전기차 완성업체이다. 2위는 미국 테슬라(198만 8000대)이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중국을 방문해 샤오미와 함께 BYD 공장을 잇따라 찾은 행보또한 삼성전기의 ‘차이나 드라이브’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기는 전장용 및 산업용 고부가 MLCC의 꾸준한 매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2.74조 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 더 많은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2006억 원으로 11%나 늘었다. 물건을 팔아 남는 돈의 비율인 영업이익률도 7.3%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전망은 더욱 긍정적이다. KB증권은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액을 2.74조 원(전년 동기 대비 +6%), 영업이익을 2217억 원(전년 동기 대비 +7%, 영업이익률 8.1%)으로 예상하며 성장세 지속을 점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BYD 등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가 전장용 MLCC 수요 개선을 견인하고 있고, ADAS와 파워트레인 등 고부가 전장용 MLCC는 삼성전기를 포함한 소수의 업체만이 공급할 수 있어 향후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에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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