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3조7000억원 주주환원 약속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주주환원율 1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KT&G가 방경만호가 해외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 해외 궐련담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반기에만 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주주환원율 1위라는 타이틀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KT&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담배 매출은 66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상반기(3414억원) 대비 95.1% 늘어난 수치다.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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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G 방경만 대표이사. |
▶ "에쎄 열풍"에 해외 공장 4곳 가동
해외 매출 급증의 배경에는 초슬림 담배 '에쎄'의 인기가 있다. K-컬처 열풍과 맞물려 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해외 생산 기지도 대폭 확대했다. 올 1월 터키 공장을 증설하고 4월 카자흐스탄 신공장을 준공했다. 내년에는 인도네시아에 새 공장이 문을 연다. 러시아 공장까지 합치면 총 4개 해외 생산 기지를 운영하게 된다.
현재 KT&G는 135개국에 진출해 있다. 올 6월 인도, 7월 독일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몽골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50.3%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96억 개비를 팔았고, 내년 현지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350억 개비 생산이 가능하다.
▶ 글로벌 빅3와 차별화 전략…"전통담배도 기회“
전 세계 담배업계가 차세대 담배(NGP)로 사업 모델을 바꾸는 상황에서 KT&G는 남다른 전략을 쓰고 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재팬토바코인터내셔널(JTI) 등 글로벌 빅3가 NGP에 집중하는 동안 KT&G는 전통 궐련담배와 NGP를 함께 키우고 있다.
PMI는 2030년까지 NGP 매출 비중을 70%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KT&G가 주력하는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에서는 NGP 보급률이 5%도 안 된다. 전통 담배 시장이 여전히 크다는 얘기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담배 시장은 연평균 2~3%씩 줄고 있다. 하지만 KT&G는 신흥 시장 공략으로 역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 배당 3년 연속 늘려…주주환원율 100% 달성
실적 개선은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올해 중간배당은 주당 1400원으로 작년보다 200원 올렸다. 연간 배당금도 2022년 5000원, 2023년 5200원, 올해 5400원으로 3년째 늘리고 있다.
작년 주주환원율은 100%를 기록했다. 배당성향 평균은 57.7%다. 국내 주요 기업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2%, SK하이닉스는 15%, 네이버는 10%였다.
KT&G는 2024~2027년 4년간 총 3조7000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올 하반기에도 3000억원어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KT&G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 심은주 연구원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신시장 중심으로 해외 성장이 확산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 신공장 가동으로 유라시아 지역 입지도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담배값 인상 가능성도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021년 인상 이후 3년째 동결 상태인데,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조만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KT&G 관계자는 "NGP와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을 키우면서 글로벌 궐련담배 경쟁력도 함께 강화해 주주환원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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