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파상 공세에 밀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 과거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했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 시장 성장세 둔화로 인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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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배터리가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자료=SNE 리서치] |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10위권에 중국 기업들이 6개나 진입했다. 특히 CATL은 38.4%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 3사(LG에너지솔루션 13.7%, SK온 4.5%, 삼성SDI 5.6%)를 합친 점유율(23.8%)을 웃돌았다. 중국 업체 SVOLT 또한 184.3% 성장하며 1.8% 점유율로 10위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승용차정보연석회(CPCA)가 집계한 지난해 중국 전기차 인도량은 890만대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SNS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53.6%로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자국 내 막대한 전기차 시장을 바탕으로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다.
또한 저렴한 인산철계(LFP) 배터리 채택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높은 원자재 가격과 원화 강세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채택 전략이 기존의 성능 중심에서 가격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기차 배터리와 밀접한 전기차 시장은 IRA 보조금정책으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2023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을 수정 검토하고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난하며 내연기관차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전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전환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 또한 전기차 투자 계획과 전동화 전략을 연기하거나 감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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