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비싼데...정부 국산콩 장려에 식품업계 한숨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2 11:15:07
정부, 두부 제조업 생계형 적합 업종 재지정했으나 실효 없어
국내산 콩 소비 촉진 정책 무색...두부 공급난 가능성 높아
식품업계 관계자 "일부 원료 확보 어려워 정부 차원 완화책 필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정부가 국내산 콩 소비 장려에 나서며 식품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산 콩이 수입한 콩에 비해 약 3배 가격이 높아서다.

 

업계에서는 일부 원료 공급에 어려움은 겪고 있지만 당장 대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완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정부가 국내산 콩 소비 장려에 나서며 식품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산 콩이 수입한 콩에 비해 약 3배 가격이 높아서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산 콩 소비 촉진을 위해 지난 5월 수입콩 저율관세할당 기본 물량 25만t 외에 추가수입을 하지 않을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콩 재배면적은 8만3133ha다. 이난 지난해 7만4018ha보다 12.3%, 증가한 수치다. 저율관세할당 대두 수입물량은 kg당 1400원 수준이었다. 이는 국산콩 가격에 비해 3배 차이다. 이에 따라 국내 두부는 80% 가량이 수입콩으로 제작된다.

 

이후 정부는 수요 조사를 통해 업계가 요구한 2만7000톤을 추가로 들여 공급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5.6% 적은 수치다. 두부 공급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2월 말 중소벤처기업부는 민간 위원으로 구성한 생계형 적합 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두부 제조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재지정했다.

 

생계형 적합 업종 제도는 2018년 제정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장을 목적으로 한다. 대기업 등은 생계형 적합 업종에서는 5년간 사업의 인수·개시 또는 확장을 원칙적으로 할 수 없다.

 

두부 제조업은 소상공인의 비중이 높아 2020년부터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됐다. 이후 지난해 말 지정기간이 만료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9년 35.3만 톤이던 국내 두부 판매량은 2023년 39.7만 톤으로 12.4% 늘고 판매액수도 같은 기간 5400억 원에서 8200억 원으로 51.8%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 대비 2023년 국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7.2% 줄었고 고용은 3.9% 감소, 시장점유율은3.6%p 줄었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 마련과는 무색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다음 달 도내 두부 생산공장 수십여곳이 콩 재고량이 소진돼 가동을 멈출 상황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입 콩 추가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산 콩 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산 콩 생산량은 2021년 11만 톤에서 15.5만 톤으로 1.4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산 콩 소비 비중은 2023년 34.3%에서 2024년 30.5%로 3.8%포인트 감소했다.

 

두부, 두유, 간장 등을 생산하는 식품기업들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입콩 공매 제한의 영향으로 일부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다만 중소기업처럼 ‘두부 대란’ 수준의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안정과 원활한 공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단계적 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품기업들이 제품 제조 시 국내산 콩만을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우수한 품질의 수입콩 수입을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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