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인수 가능성 '글쎄'..."청산도 배제 못해"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최근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 이후 지나친 고용 승계 요구로 청산 위기에 내몰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반발했다.
이어 MG손보 정상 매각을 위해 당국과 자산부채이전(P&A) 등 모든 방법을 놓고 협의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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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MG손보 노조는 예금보험공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츠화재의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사진= 메가경제] |
지난 17일 MG손보 노조는 예금보험공사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메리츠화재의 인수합병(M&A)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노조는 13일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 직후 금융당국과 예보가 내놓은 보도자료를 ‘유체이탈식 입장문’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2022년 4월 결정한 이후 이미 약 3년이 지났으며 매각 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서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는 지난 12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이후 노조가 90일째 진행한 투쟁의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가 보험시장의 충격이 아닌 신뢰 회복을 위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배영진 MG손보 노조 지부장은 “MG손보의 정상 매각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국과 소비자, 시장 흐름에 맡길 것”이라며 인수 의향이 있는 모든 곳을 대상으로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지부장은 “현 상황에서 M&A 방식이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고, P&A나 보험계약 이전도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며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매수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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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진 MG손해보험 노조 지부장이 기자회견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다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이 법정 기준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선뜻 인수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현재로서는 예보의 기금을 투입해 P&A를 추진하거나 아예 청산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실제로 MG손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184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43.37%로 법정 기준(1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MG손보를 인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추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매각 과정에 대한 금융당국과 노조의 입장 차이도 뚜렷하다. 금융당국은 빠른 시일 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각 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위한 ‘MG손해보험 정상 매각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MG손보 노조 관계자는 “지금도 인수 의향을 내비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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