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추석] ② 백화점, '경험형 선물' 확대 VS 쇼핑 'AI·QR'로 진화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0 13:20:24
롯데百·신세계百·현대百, 여행·미식·전시 등 체험형 상품 전면 확대
현대 AI 추천·신세계 QR 주문·롯데 AI 카드…구매 전 과정 디지털화
여행상품 판매·미식여행 완판…명절 선물 물건 넘어 경험으로 확대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는 단순한 가격 할인과 선물세트 확대를 넘어 미식·문화 등 체험형 콘텐츠부터 멤버십, 생성형 AI까지 고객 접점을 넓히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고물가 속 실속 소비 수요를 잡고 명절 소비자를 선점하려는 유통가의 추석선물세트 전략을 짚어본다.-편집자주-

 

10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이 올해 추석 선물로 기존 식품 중심의 선물세트 외에 여행과 문화, 미식 서비스 등 경험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AI 기반 추천과 QR 주문 등 새로운 쇼핑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 백화점 업계가 추석선물로 경험형 상품을 확대하고 있으며, QR 주문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AI]

 

우선 롯데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하몽 카빙 및 케이터링 출장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문 카버가 고객이 원하는 장소를 찾아가 7.5kg의 최상급 이베리코 하몽을 현장에서 직접 손질해 플레이팅하는 상품이다.

 

단순히 하몽을 배송하는 방식과 달리 전문 카버의 손질 과정 자체를 하나의 볼거리로 만들고, 당일 먹고 남은 하몽은 진공 또는 플래터 형태로 소포장해주는 서비스까지 포함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부담을 줄이면서 가족·지인과 함께 미식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미술과 와인, 식사를 하나로 묶은 상품도 내놨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프랑스 예술문화훈장 슈발리에를 수훈한 현대미술 작가 심문섭의 개인전을 열고 대표작을 라벨에 담은 한정판 아트 와인을 판매하고 관람객에게 시음 기회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아트 인플루언서 미술관 다니는 청년이 도슨트로 나서 작품과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트 앤 와인 투어프로그램도 진행하며, 전시장 인근 레스토랑 더페어링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에서 영감을 받은 6가지 메뉴의 심문섭 고메코스를 운영한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여행 자체를 추석 선물로 내놨다. 프리미엄 큐레이션몰 더현대 하이를 통해 나오시마 프라이빗 아트 여정을 판매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일본 베네세하우스 2박 투숙과 프라이빗 워터택시 서비스를 연계한 상품이다.

 

아만, 포시즌스, 식스센스, 불가리 등 최고급 호텔 숙박권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해외 호텔 컨시어지상품과 헤어·메이크업·패션 스타일링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는 퍼스널 스타일링 컨설팅도 함께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도 프리미엄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를 통해 유럽 신년음악회 여행, 홍콩 미식 여행, 이집트 역사 기행, 세렝게티 탐방 등을 선물로 제안한다. 지역 장인과 국가무형유산 전승자들의 공예품과 한식 디저트 등도 함께 선보이며 명절 선물의 선택지를 문화와 여행으로 확대했다.

 

쇼핑 방식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의 디지털 경쟁이 온라인 판매를 넘어 AI를 활용한 상품 추천과 QR 기반 결제·배송 등 구매 과정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선물을 구매한 이후의 명절 인사에도 AI를 적용했다. 롯데백화점 앱에서 제공하는 ‘AI 감사 카드는 디자인을 고른 후 가족·친구·직장 동료 등 수신 대상을 선택하면 AI가 상황에 맞는 인사말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현대백화점은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를 통해 추석 선물 추천 서비스를 운영한다. 고객이 채팅창에 선물을 준비하는 상황과 예산, 받을 사람의 연령대 등을 입력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선물세트를 골라 제안하는 방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명절 행사장에서 결제부터 배송 접수까지 QR 하나로 해결하는 ‘QR 바로주문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상품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별도의 배송 창구를 거치지 않고 결제와 배송 신청을 마칠 수 있으며, 회사 측에 따르면 전체 과정은 30초대에 가능하다.

 

신세계 강남점의 명절 선물 주문을 분석한 결과 전체 주문의 약 45%가 상품 하나를 구매하는 단건 주문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는 QR 바로주문을 통해 소량 구매 고객 역시 별도의 배송 창구에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주문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향후 이용 건수와 배송 접수 효과를 분석해 키오스크와 VIP 라운지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AI가 선물을 고르는 데 도움을 주고 QR이 결제·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며, 선물을 보낸 뒤 전할 인사말까지 AI가 추천하는 식으로 디지털 기술의 적용 범위가 명절 쇼핑 전 과정으로 넓어지고 있다.

 

실제 경험형 선물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한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행사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여행 상품군은 예약판매 기간 목표 대비 5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 VIP 멤버십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 멤버십을 비롯해 고가의 여행 상품도 실제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현대백화점은 예년보다 빨라진 추석 연휴에 맞춰 선물을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와 예약판매 기간 할인·프로모션을 활용하려는 소비가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여행형 선물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정지선 셰프와 함께하는 홍콩 미식 여행은 이미 완판됐으며, 유럽 신년음악회 여행 역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여행 상품에는 가족 단위 문의가 두드러졌다. 자녀 동반 가능 여부나 대가족이 함께 이용할 경우 단독 여행이 가능한지를 묻는 고객도 있는 등 기존 식품 선물과 달리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목적의 문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백화점 업계는 이 같은 변화가 명절 선물의 의미가 단순한 상품 전달을 넘어 경험과 편의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천편일률적인 명절 선물에서 벗어나 다변화된 취향을 반영해 상품과 큐레이션을 확대하고,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함께 즐기는 경험의 가치까지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측도 국가유산청과 협업한 무형유산 관련 선물과 비아신세계를 통한 여행 상품 등을 통해 단순 쇼핑을 넘어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려 했으며, QR 결제·배송 서비스 역시 추석 선물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는 이러한 흐름을 명절을 보내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연결해 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급 먹거리를 주고받는 것이 대표적인 명절 선물 문화였지만, 지금은 추석을 지내지 않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소비자들의 명절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긴 연휴 동안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행이나 미식 등을 선물로 제안하는 것은 변화한 소비자의 생활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명절 선물은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줄을 서거나 기다려야 하는 등 구매 과정의 불편도 있다“AI 추천이나 QR 주문은 선물을 고르고 보내는 여러 과정을 단순화해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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