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네오위즈·시프트업, 활로 찾아 '콘솔 시장' 도전하는 K게임

김형규 / 기사승인 : 2021-11-15 15: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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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플레이 기반 PC·콘솔용 대작 게임 제작으로 기대 모아
중국 제작사와 경쟁 치열한 모바일 게임 벗어나 서구권 공략
전보다 높아진 게임성에 자신감, 선진시장에서 통할지 관건

펄어비스·네오위즈·시프트업 등 국내 게임 기업들이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모바일 게임에서 시야를 넓혀 콘솔게임 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선진 게임시장 진출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한편 완성도에 대한 걱정도 나온다.

현재 콘솔게임 업계는 북미와 일본 시장이 주축이며 XBOX, PS5, 닌텐도 스위치 등이 가장 대중화된 기기다. 스토리텔링·시각효과가 중시되는 액션 어드벤처 장르 인기가 높으며, 싱글 플레이 이용자가 많아 게임 완성도에 민감한 시장으로 알려졌다.
 

▲ 펄어비스의 도깨비는 지난 8월 트레일러 영상 공개 후 국산 게임의 희망이라 불리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의 한 장면 [펄어비스 제공]

 

모바일게임이 주력인 국내 시장과 달리 해외에서는 콘솔게임이 더욱 대중화돼 있다. 이 때문에 각사가 개발 과정에서 선공개한 콘솔게임 트레일러 영상은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화제성에서 눈에 띄는 제작사는 펄어비스다. 지난 8월 펄어비스가 유튜브에 공개한 게임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은 현시점 조회 수 774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도깨비는 PC·콘솔 전용으로 개발 중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앞서 공개한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도깨비라 불리는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이고 수집하는 진행 방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펄어비스는 특히 오픈월드 장르의 특성을 살려 도깨비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것임을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임 속 배경에 실제 한국 도심의 특징을 충실히 재현해 국내 이용자에겐 친숙함으로, 해외에선 K게임의 차별성으로 다가서고 있다.
 

▲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차세대 게임엔진으로 제작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붉은사막 공식 트레일러 영상 캡처]

 

펄어비스가 도깨비보다 먼저 제작을 알린 바 있는 PC·콘솔게임 ‘붉은사막’도 여전히 국내외 많은 이용자가 기다리고 있는 기대작이다.

붉은사막은 동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게임 ‘검은사막’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후속 작품이다. 전작과 달리 콘솔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장르도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바꿨다.

펄어비스는 여러 제작사가 게임 개발에 이용하는 3D 제작 툴 ‘언리얼 엔진’ 대신 자체 개발한 차세대 게임엔진을 활용 중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덕분에 지난해 12월에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에서도 진보된 그래픽 시각효과와 액션 연출이 주목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 'P의 거짓'은 음울하고 기괴한 세계관과 잔혹 액션에 집중해 한국판 소울라이크 게임을 표방한다. [네오위즈 제공]

 

콘솔 시장에 진출하며 독특한 세계관과 장르를 선택해 더욱 이슈가 된 게임도 있다. 국내에선 흔치 않은 ‘소울라이크’ 장르에 도전하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이다.

네오위즈는 계열사 라운드8 스튜디오가 제작 중인 PC·콘솔게임 P의 거짓 트레일러 영상을 지난 5월 유튜브에 공개한 데 이어 이달에는 게임 플레이 티저 영상을 선보이며 홍보를 이어가고 있다.

제목부터 독특한 P의 거짓은 익숙한 동화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비틀어 소울라이크 장르 특유의 어둡고 잔혹한 세계관에 접목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앞서 공개된 두 영상을 통해 세계관의 배경은 19세기 말 유럽이 모티브이며, 증기기관과 태엽 장치를 발전시킨 하위장르 ‘스팀펑크’ 콘셉트가 적용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P의 거짓이 표방한 소울라이크란 일본 콘솔게임 제작사 프롬 소프트웨어의 2009년 작 ‘다크 소울’에서 영향받은 게임들을 통칭하는 장르명이다. 소울라이크 게임은 어둡고 기괴한 다크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잔혹성이 강조된 액션 어드벤처가 주를 이룬다.

다크소울 시리즈 외의 소울라이크 대표작으론 ‘블러드본’과 ‘세키로’가 잘 알려져 있다. 유난히 어려운 난이도로 인해 대중성은 약하지만 그만큼 마니아층이 확고한 장르다. 비슷비슷한 중세 판타지물 일색의 국내 게임계에서는 더욱 드문 시도라 귀추가 주목된다.
 

▲ 시프트업의 '프로젝트 이브'는 김형태 대표 특유의 미소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시프트업 제공]

 

시프트업의 첫 콘솔게임인 ‘프로젝트 이브’도 트레일러 영상 화제성으로는 밀리지 않는다. 프로젝트 이브의 공식 트레일러 영상은 지난 9월 플레이스테이션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현재 조회 수 138만 회를 넘겼으며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다.

프로젝트 이브는 문명이 멸망한 미래 지구가 배경이다. 주인공인 소녀 이브가 몬스터들에 맞서 싸우고 지구 멸망의 진실을 밝혀 나가는 내용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미소녀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젝트 이브는 주인공의 외모로 주목받기도 했다. 캐릭터 디자인을 직접 이끌어가는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창세기전’ 시리즈와 ‘블레이드 앤 소울’ 아트디렉터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브 역시 '창세기전'부터 최근작 ‘데스티니 차일드’까지 이어온 김형태 대표 특유의 미형 캐릭터 디자인이 특징이다. 트레일러 영상은 전투 중인 이브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비추며 미소녀 게임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고 있다.

프로젝트 이브는 앞서 언급한 P의 거짓과 마찬가지로 ‘잔혹액션’이라는 점에서 소울라이크의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배경이 미래의 지구인 만큼 SF의 하위장르인 ‘사이버펑크’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만들어 화려한 액션 연출은 해외 이용자들로부터 ‘데빌 메이 크라이’와 ‘베요네타’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언급된 두 게임 모두 미형 캐릭터의 주인공이 몬스터를 상대로 현란한 전투를 펼치기로 유명하다.

전문가는 국내기업의 콘솔게임 시장 도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완성도에 대해서는 걱정을 내비쳤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 겸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바일 게임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국내 게임업계가 콘솔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며 “콘솔 시장에 진출한다는 건 국산 게임의 완성도가 많이 성장해 게임성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다만 국내 게임계는 이른바 ‘노가다’식 진행이라 불리는 핵앤슬래시 방식 MMORPG의 범람으로 스토리텔링이 미흡해 아직 완성도가 약하다”며 “높은 서사의 완성도로 무장한 해외 콘솔게임들과의 경쟁에서 국산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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