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롯데케미칼이 1900억 원 규모의 파티스탄 법인 매각에 성공하면서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였다.
![]() |
▲ 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제공] |
롯데케미칼은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파키스탄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LOTTE CHEMICAL Pakistan Limited)의 보유 지분 75.01% 전량을 현지 화학회사인 '럭키 코어 인더스트리(Lucky Core Industries)'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공시에 따르면, 매각 규모는 약 1924억 원(파키스탄 루피 5.44원 적용)이다.
오는 26일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예정으로, 파키스탄 당국의 기업결합신고 심사 등을 거쳐 올해 내로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09년 LCPL를 147억 원에 인수했다. 단순 계산으로 인수 14년 만에 거둔 매각 차익만 1777억 원에 달한다.
LCPL는 지난 2021년 매출액 4713억 원, 영업이익 488억 원을 기록한 알짜 자회사다.
롯데케미칼 측은 "'고부가 스페셜티 확대'라는 중장기 비전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자산 매각으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자금 마련에 대한 대규모 재무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을 전망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대금은 총 2조 7000억 원으로, 이중 계약금 2700억 원이 납입됐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따른 재무적 위험도가 롯데지주의 신용도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우려를 제기해왔다.
인수 이후에도 향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여 등 자금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유동성 확보에 비상등이 켜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번에 확보한 자금을 기존 석유화학 제품인 PE, PP, PET 등의 고부가화와 스페셜티 사업 확대, 친환경 소재 사업군 진출 등에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매출 50조 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고부가 스페셜티와 친환경 소재사업에서만 전체 매출의 60%에 해당하는 약 3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이번 해외 자회사 매각은 비전 2030 전략 방향에 맞춘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기존 사업의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고부가 제품군 확대로 회사의 경쟁력 확대를 이뤄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