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내달 대변신 예고했지만…정작 이용자 반응은 '싸늘'

황성완 기자 / 기사승인 : 2025-08-20 14: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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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 UI 변화로 인스타그램식 피드 도입
광고 수익 확대 vs 본질 훼손 논란 공존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카카오의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톡’이 내달 15년 만에 대대적인 변신을 단행한다.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식 피드 형태로 개편해, 단순 메신저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채팅 중심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낯선 사용자환경(UI)으로 인한 불편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톡 이미지.


◆ "카톡 친구 탭, 인스타식 피드로 재탄생"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달부터 카카오톡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처럼 변경한다. 지금까지 전화번호부 형식으로 가나다순으로 나열된 목록이 보였지만, 앞으로는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이 올린 게시물이 피드 형태로 노출된다. 이는 2010년 출시 이후 처음 있는 변화다.

 

정신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친구 탭은 단순한 목록에서 일상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바뀔 예정”이라며 “개편 이후 하단 피드에서 친구들이 올린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통해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 수익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의 사용 시간은 감소세를 보여 왔다.

 

앱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822.68분에서 지난해 731.85분으로 줄었다. 메신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이 카톡을 열어 메시지를 확인하고 나면 곧바로 이탈하는 패턴이 뚜렷해진 것이다.

 

카카오는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카톡을 단순 대화창이 아닌 ‘머무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피드형 UI는 친구들이 올린 일상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소비하게 체류 시간을 늘리는 장치다. 더 나아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처럼 게시물 사이에 광고를 배치해 노출 기회를 확보하면, 카카오톡도 본격적인 광고 플랫폼으로서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카카오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카카오의 실적 개선과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순 메시징 앱에서 벗어나 소셜미디어적 성격을 강화할 경우, 광고·콘텐츠·커머스와 연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전략이 실제 이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안착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지목된다.

 

◆ "카톡 본질은 채팅"…이용자 반발

 

아직 구체적인 기능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변화가 이용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톡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전화번호부 기반의 단순 구조와 채팅 편의성에 있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도 카카오톡을 쓰고 있는데, 갑작스러운 UI 변화가 거부감을 줄 수 있다”며 “카톡의 본질은 여전히 ‘채팅’인데, 이용자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끌려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유사한 기능인 ‘펑’을 선보였지만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전화번호만 저장돼도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되는 구조 탓에, 원치 않는 지인이나 거래처와 일상을 공유해야 하는 불편도 발생한다.

 

이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냅둬도 되는데 굳이 바꿀 필요성이 있을까",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우려된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카카오톡 사용자 A씨(29세)는 “카톡은 채팅 앱인데 자꾸 인스타 따라가려는 게 불편하다”며 “펑도 안 쓰는데 또 피드라니, 카카오톡 만의 본질을 놓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업데이트로 잇따른 변화…관건은 '정체성'

 

카카오는 최근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지난 12일에는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기존보다 늘려 전송 후 최대 24시간 이내라면 읽음 여부와 관계없이 삭제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 친구 탭을 단순 목록에서 지인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 공간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9월 ‘이프 카카오’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이 카카오톡의 새로운 도약이 될지, 아니면 정체성 논란과 이용자 반발을 키우는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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