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2030년 5분 충전 300km 주행 가능한 배터리 출시
삼성SDI, 9분 만에 80% 충전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연차 못지 않은 충전 속도와 안전성을 갖춘 초격차 배터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1년 전보다 각각 75.2%와 29.9% 떨어졌고, SK온도 1분기 흑자 전환 실패하면서 9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실정이다. 반면 삼성SDI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그나마 사정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로 전기차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느린 배터리 충전 속도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 |
▲ 글로벌 전기 자동차는 친환경적인 요소로 각광받고 있지만, 느린 충전 속도 등으로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
실제로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긴 충전 시간이 꼽힌다. 차량마다 차이가 있지만, 완속 충전기로 완충할 경우 최대 10시간이 걸리고 급속 충전기는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급속 충전은 배터리에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터리에서 양극재는 용량·전압을 결정하고, 음극재는 충전 속도와 수명에 영향을 준다. 배터리는 용량을 키우면 무게와 크기가 늘어나고, 용량을 줄이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음극재의 주요 소재는 흑연이다. 흑연은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고, 화학적 안정성도 높다. 여기에 구조적으로 유연해 충·방전 과정에서 반복적인 변형이 일어나는 배터리 특성을 잘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가졌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용량 손실과 성능 저하가 수반되고, 음극재의 물리적 변형으로 배터리 수명이 짧아진다. 그렇다고 배터리 중량 때문에 용량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려면 “충전 시간을 단 5분 내로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세계 각국은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안전하면서도 빠른 충전이 가능한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아이다호 국립연구소 에릭 듀펙 연구팀은 전기차 배터리 90%를 10분 이내에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테슬라 운전자들은 테슬라 자체 고속 전기차 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200마일(약 322㎞) 운행이 가능하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 역시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온은 2021년 선보인 SF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9% 높이고 급속충전 시간은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를 개발했다. 또한 SK온은 5분 충전으로 300㎞를 주행할 수 있는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2030년까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에 업계 최초로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양산해 20분에 80% 이상 충전 가능한 기술을 구현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실리콘 함량을 높인 음극재 배터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급속충전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겠지만, 에너지 밀도를 손해 보지 않고 급속충전 성능을 올릴 수 있는지가 진정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메인스트림 배터리 분야에서 충전 시간이 80% 기준 20∼30분, 주행거리는 500∼600㎞ 정도가 가격 경쟁력이 있고 안전성도 확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앞서가는 것은 삼성SDI이다. 삼성SDI는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을 발표했다. 배터리를 9분간 충전하면 600㎞가량, 주유 시간과 비슷한 5분간 충전하면 약 300㎞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자체 개발한 고체 전해질에 무(無)음극 기술을 도입해 부피를 줄이고, 에너지 밀도는 현재 주력인 각형 배터리보다 40% 늘렸다.
삼성SDI 관계자는 메가경제와 통화에서 “2026년까지 매년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7년에는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SNE리서치는 2030년, 전기차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해 약 5000만 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2023년 약 969GWh의 이차전지 수요가 오는 2030년에는 4배 가까이 증가해 약 3582GWh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