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㉔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왜 빨리 흐르는가?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9-17 14: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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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21년도 반이 지나 이제 몇 달 없으면 연말이 될 것이다. 연초에는 “어, 어, 벌써 2021년이네. 세월이 왜 이렇게 빠르게 흐르지?”라고 생각했는데, 2021년도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 21세기가 된다고 아우성이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21년도 지나고 이제 며칠 있으면 2022년이 된다.

나이 들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세월이 왜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모르겠어,” 라는 말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구체적으로 세월이 흐르는 속도가 나이 곱하기 2라는 공식까지 제시하기도 한다. 즉 나이 20에는 세월이 시속 40킬로미터로 천천히 흐르지만, 60대가 되면 120킬로미터로 엄청나게 빨리 흐른다는 것이다.

나이 50이 넘으면 마치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의 고속으로 달리면서 눈 깜빡할 사이에 풍경이 뒤로 밀려가듯이 세월이 화살 같이 빨리 흘러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왜 세월이 이렇게 빨리 흘러가느냐?”고 느끼고 있다면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틀림이 없을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나도 언제부터인가 세월이 빨리 흘러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차에 몇 년 전에 다우어 드라이스마의 ‘나이가 들수록 왜 시간은 빨리 흐르는가’(에코리브르, 2005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 이유를 여러 심리학 이론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특히 공감한 내용은 나이가 들면서 일상적인 삶이 반복되기 때문에 하루는 느리지만 1년은 빨리 가는 것 같이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이 일어난 날짜를 기억하려고 할 때 어떤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기억하게 된다. 따라서 어릴 때는 기억에 남는 큰 사건이 자주 일어나서 세월의 간격이 좁아지지만, 나이가 들면 큰일이라는 것이 그리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세월을 기억하는 표지판이 듬성듬성 있어서 상대적으로 세월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 설명이 좀 어렵게 느껴진다면, 어릴 때는 주먹이 작기 때문에 과자를 조금만 줘도 과자가 엄청나게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자라서 주먹이 커지면 같은 양의 과자를 받아도 과자가 적게 느껴지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아니면 어릴 때 크게 느껴지던 학교 운동장이 커서 가보면 작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어린 시절에는 새로운 학년이 되어서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고, 방학을 하고, 키도 부쩍부쩍 크게 된다. 그만큼 변화가 자주 일어난다는 얘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하루하루의 일상이 반복되고, 나이가 들어서 퇴직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판박이 일상이 되어 버린다. 그러니 하루하루는 지루하고 천천히 흘러간다고 느끼지만, 한 달, 한 해는 금방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세월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되면 몸도 마음도 그만큼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는 사실이다. 명상을 통해 천천히 호흡을 하면 수명이 길어지듯이, 세월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끼게 되면 몸과 마음의 노화 속도도 느려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세월을 느리게 가게 할 수 있을까? 새로운 일, 가슴 뛰는 일을 만들어 반복적인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몸에 익숙했다고 이제까지 하던 일을 습관적으로 반복할 게 아니라, 새로운 일을 찾아 도전해 보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가는 중간 중간에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는 큰 사건들을 만들어서 세월이 잠시 멈춰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들면 세월이 더디 흐르게 할 수 있다.

젊었을 때는 좁은 골짜기에서 물이 흘러가듯 모든 게 소란스럽고 작은 사건들도 크게 보여 지지만 나이가 들면 큰 강물이 느릿느릿 흐르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이 저만큼 가고 있는 걸 나중에야 느끼게 된다. 그러니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만들면 세월이 잠시 멈추었다 가지 않을까?


그런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실행하고 있는 두 가지 방법만 소개고자 한다.


첫째,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낯선 곳에 여행을 하는 것인데, 패키지여행보다는 배낭여행이 낫다. 좋은 경치보고 여럿이 어울려서 술 마시는 기존 여행 방식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요즘 해외여행은 갈 수 없지만, 남해안과 서해안에 있는 섬들을 여행하면서 경치와 음식, 문화 등을 느끼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

둘째, 여러 분야의 책들을 읽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모임을 통해 낯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춤, 요가, 악기 등을 배우는 노력을 하다 보면 뇌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큰 소용돌이를 만들 것이다. 이런 노력은 단순히 퇴직한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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