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호의 과학단상]⑱ 신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김송호 칼럼니스트 / 기사승인 : 2021-06-22 2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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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에너지와 환경 분야의 주요 이슈로는 저유가와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등을 들 수 있다. 한 동안 화석 연료의 고갈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지만, 최근 산유국들의 공급량 확대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인한 저유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다.

더욱이 채굴 기술의 발달로 심해, 북극 등의 유전이 새로 개발되고 있고, 오일 셰일 등 원유 대체자원까지 개발되고 있어서 화석 연료 고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화석 연료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고갈될 것이고, 최소한 화석 연료를 현재와 같이 낮은 가격으로 계속 사용할 수 없을 거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화석 연료의 고갈은 화석 연료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위기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를 제대로 개발하면 기회를 만들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비싼 화석 연료마저도 확보하지 못해 모든 산업 및 생활 기반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국은 1970년대 화석 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민가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대규모 공단 조성을 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대규모 공단에서 나오는 폐수와 대기 오염 물질은 공단 주위에 사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었지만, 경제발전이라는 국가적인 명분에 밀려 제대로 주의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별 국민들의 권익이 국가 전체적인 이익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장되면서 주요 국가사업들의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만약 지금 과거와 같은 대규모 공단을 조성하거나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고 한다면 환경 단체는 물론이고 전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대규모 공단이 없었다면 한국의 발전이 있었을까? 또 대규모 댐이 건설되지 않았더라면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에 의한 피해는 물론이고, 가뭄 피해도 지금보다 막심하게 클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도 4대강 사업이나 원자력 발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정부의 정책에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시행하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겠지만, 또 환경과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국가사업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도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국가적인 이익과 개인의 손해라는 상충된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아마도 완전한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나은 해결책은 이런 대규모 국가사업에 대해 공론화하고 시간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관련된 일이 자신과는 아무런 의논도 없이 결정되고 통보된다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설사 그 일이 결과적으로는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참여해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어 결정이 되었을 때 흔쾌히 그 결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더욱이 그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자신에게는 손해가 된다고 했을 때 그 결정을 찬성할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성주 군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드 배치가 국가적인 이익이냐 하는 문제를 떠나서 성주군민들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개발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의 경우에는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발전기 설치를 위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 자연 환경이 훼손되거나 풍력 발전기 소음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화석 연료 고갈을 대비해서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이처럼 국가적인 이익을 최대화하면서도 지역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가장 쉬운 해결책은 지역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소나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때 경제성이 낮아지는 여러 요인들 중의 하나도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지불되는 돈이다. 제주도에서는 공식적으로 풍력 발전에 대해 ‘주민이익 공유제’를 시행하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경제적인 보상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는 결국 사업의 경제성을 낮추고, 주민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를 위한 국가사업은 장기 계획을 세우고 전체 국민, 지역 주민, 전문가, 정치권 등이 오랜 시간을 두고 토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에서도 국가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를 해야 하고, 정치권도 여야를 떠나 장기적인 국가 이익을 생각하는 합의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와 같이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한 공청회도 진정 찬반 양측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송호 과학칼럼니스트]

■ 칼럼니스트 소개= 서울대학교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Purdue)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한국공학교육인증원 감사, 한국산업카운슬러협회의 산업카운슬러로 활동 중이다. 과학 기술의 대중화에도 관심이 많아 5000여 명에게 다양한 주제의 글을 써서 매주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고 약 20권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인공지능AI 공존 패러다임’, ‘신의 존재를 과학으로 입증하다’, ‘행복하게 나이 들기’, ‘당신의 미래에 취업하라’, ‘신재생 에너지 기술 및 시장 분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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