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삼성전자와 달리 스마트폰·반도체 부재에 헤매는 LG전자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03-07 15: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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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중국 저가 공세 위기' VS 삼성 '초격차' AI 선점
극명하게 엇갈린 운명 달라지는 라이벌 관계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모든 산업을 뒤흔드는 시대,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극명하게 다른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AI기술에 뒤쳐진 중국이 전 분야에 걸쳐 저가공세로 나오면서 산업지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반도체 기술 확보에 실패하며 이같은 AI 시대 적응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시장을 선도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본격적인 AI상용화 시대를 앞두고 극명하게 갈린 운명을 맞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7일 외신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세진 중국발 저가 쇼크는 사정이 다르다. 2021년 말 헝다의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시작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비구이위안·위안양 등 다른 초대형 부동산 업체들의 채무불이행으로 번지고 금융권으로까지 전이되면서 중국발 리먼사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중국은 부동산 침체로 둔화된 국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저가 공세를 앞세워 수출 증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통, 화학 분야이지만 그 전조는 TV등 가전분야였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LG전자는 최근 3년 연속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주력인 생활가전사업에선 지난해 4분기 11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10%를 웃돌던 영업이익률도 –1.7%로 뚝 떨어졌다. 게이밍모니터, LG그램 노트북 등 IT 제품 매출이 포함된 BS 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5조 4120억원, 영업손실 41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TCL과 하이센스 등 중국 생활가전 기업과 펼치는 글로벌 경쟁이 원인이었다”고 진단했다. 김이권 LG전자 H&A경영관리담당 상무도 당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가전업체들의 브랜드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LG전자가 적자를 기록한 부문은 AI와의 융합이 활발한 전자기기 분야이다.

◆ 삼성전자, AI 시대 최강자 위한 잰걸음 


관련업계 전문가 및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공세는 ‘초격차 기술’과 이로 인해 형성되는 ‘AI 브랜드 파워’로 극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내 손안의 인공지능’ 시대에 있어 온디바이스AI 기술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등 외부 네트워크 없이 스마트폰, 노트북, 자율주행차 등 소비자가 직접 활용하는 기기에서 구현되는 AI다.

 

▲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시리즈를 출시하며 온디바이스 AI 브랜드를 선점했다. [사진=삼성전자]


온디바이스 AI 브랜드는 스마트폰, 반도체 기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구글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온디바이스 AI를 장착한 스마트폰 제품 등을 줄줄이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 퀄컴,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기업들은 온디바이스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반도체도 잇달아 출시하며 AI 파워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1월 31일 세계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온 디바이스 AI는 삼성’이란 개념을 구현해 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인공일반지능(AGI) 시대가 도래하기 적어도 1년간은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브랜드 변화를 주도할 기회를 잡았다고 내다본다.

실제 삼성전자의 AI를 내세운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출시된지 1주일만에 121만대의 사전 판매를 기록하며 역대 갤럭시 S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사전 판매고를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갤럭시 S24 판매량은 1200만대로 추정된다”면서 “향후 2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폰 점유율에서 55%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온디바이스 AI폰의 효과는 엑시노스 등 삼성전자의 다른 부문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사흘만에 판매량 1천대를 돌파하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3천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 흥행을 시작으로 올해 비스포크 제트 AI, 비스포크 제트봇 AI 등 AI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AI가전는 삼성'이라는 공식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갤럭시S24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준다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만에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메모리 반도체가 4000억원, MX가 3조7000억원을 기록해 약 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7%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DB금융투자도 DS부문이 3000억원 흑자전환하고, MX(네트워크 포함)가 4조원, 삼성디스플레이가 9000억원, VD와 생활가전이 4000억원, 하만이 1000억원으로 총 5조7000억원의 영억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애플·구글·화웨이·LG전자 등 세계 굴지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온 디바이스 AI’ 시대의 브랜드를 선점한 배경은 반도체 기술 역량과 IT 기기 제조 능력”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스마트폰 제조사인 동시에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메모리·설계 전문(팹리스)·위탁생산(파운드리) 등 반도체 모든 영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건 삼성전자 유일하다.

◆ LG전자의 위기 극복 방안, 결국 인공지능(AI) 브랜드 육성


LG전자는 스마트폰·반도체 사업 등 초격차 기술 개발에 철수했거나 진입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2300만대로, 2022년 대비 역성장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 16%를 기록하며 2022년에 이어 1위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10%)는 중국 하이센스(11%), TCL(11%)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 LG전자가 AI 브랜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스마트폰·반도체 브랜드 견인 효과 없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미지수이다. [사진=LG전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출하량과 매출(리테일 가격 기준)에서 각각 45%, 44%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비록 LG전자는 2위는 차지했으나 출하량 기준 20%, 매출 23%로 삼성전자의 2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LG전자가 AI 시대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폰 반도체 기술 부재로 AI브랜드 파워를 잃고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한다.

LG전자는 중국 생활가전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프리미엄 및 중저가로 나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이권 LG전자 상무는 “글로벌 전략 시장 중심으로 중국 업체의 진입에 대응해 투자를 확대하고, 시장 수요의 변화에 맞춰 프리미엄과 볼륨존(중저가)의 투트랙 전략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존에서는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을 강화해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초격차를 만들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ODM(주문자 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저가공세를 의식하는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차원이 다른 경쟁자를 의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내부 관계자는 “당사가 지난해 애플에게 출하량 1위를 빼앗긴 것에 대해 굉장히 뼈아프게 생각하고 심각하게 반응하고 있다. 올해는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올해 열린 CES 2024에서 첫 공개했다.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고도화된 로봇 및 AI 기술이 적용됐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류재철 사장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는 LG전자가 가사 해방을 위한 끊임없는 연구와 혁신 기술을 통해 낳은 결과물”이라며 “고객이 더 스마트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AI 브랜드 파워를 어느 정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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