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판매 비중 확대
[메가경제=이준 기자] 업황 불황에 빠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드러난 반도체 부문 영업적자 규모는 올해 2분기 4조 4000억원, 상반기 전체로는 무려 9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에서 메모리 재고가 정점을 찍는 등 D램 출하량 증가와 가격 하락 폭 축소로 적자 폭을 줄여 바닥을 확인해 하반기에는 감산 효과 본격화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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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메모리 업황 반등을 앞당기고 재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하반기에도 감산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시황 회복이 더딘 낸드의 감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표명했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라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경우 내년에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하반기에도 메모리 부문 생산 하향 조정을 지속할 계획이다. 수요 부진으로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높은 수준으로 마감했지만, 생산량 하향 조정으로 D램과 낸드 모두 5월 피크(정점)를 기록한 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며"이에 더해 D램과 낸드 모두 제품별 선별적인 추가 생산 조정을 진행 중이며, 특히 낸드 위주로 생산 하향 조정폭을 크게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전날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며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5∼10% 확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감산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제품 중심의 시장 대응도 강화한다.
김 부사장은 "HBM,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판매 비중을 확대해 포트폴리오 개선을 기대한다"며"하반기에는 재고 조정이 상대적으로 진전된 PC와 모바일 위주로 상반기 대비 수요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차량용 메모리 수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오토모티브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증가해 2030년 초에는 PC 응용보다도 더 큰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관련 사업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60조 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28% 감소했다. 순이익은 1조 7236억원으로 84.4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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