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 상무 측 입장 자제, 차파트너스 "곧 입장 내겠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과 관계없이 주주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대표이사 백종훈)은 8일 차파트너스가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하면서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데 흔들리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 간 경영권 분쟁과는 무관하며 소액주주의 권리를 제고하기 위한 주주활동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앞서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에 자사주 처분과 독립적인 이사회 기능을 확립하라는 취지의 주주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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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
그러나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가 사실상 박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해 움직이는 것과 다를 바 없고 차파트너스가 주장하는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과거 다른 회사를 대상으로 한 주주제안 당시 차파트너스는 대상 회사들의 지분 1~3%를 보유함으로써 스스로 주주제안 요건을 갖추었다. 반면 이번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과 관련 차파트너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등 권리를 행사할 주주 확정의 기준일인 2023년 말 기준으로 불과 20주만을 보유한 주주였으며, 주주제안 시점인 올해 2월 기준 보유 주식은 7000주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주주제안권자로서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했고 박 전 상무와의 공동보유계약을 통해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아 주주제안을 한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전체의 주주가 아닌 박철완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금호석유화학 측 입장이다.
또한, 차파트너스는 지난 4일 주주제안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상무와의 주주제안 성공 및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가치 증가 등에 따른 차파트너스의 보수 계약은 없으며, 계약 내용은 밝히기는 어렵다고 한 바 있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이 또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소액주주의 가치 제고가 아닌 박 전 상무 개인을 위한 행동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당시 차파트너스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제안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차파트너스는 지난달 금호석유화학에 자사주 처분과 독립적인 이사회 기능을 확립하라는 취지의 주주제안을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합작 법인 설립에 따른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진행했던 자사주 교환에 대해서도 차파트너스는 박 전 상무가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게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박 전 상무가 제기한 자기주식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법원의 각하 판결로 문제 없었음에도 또 문제를 제기하는 이번 주주제안은 특정 개인을 대리한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금호석유화학 측은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기보유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나머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하는 경우에 한해 주주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처분 또는 소각할 것임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이를 두고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나머지 자기주식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이번 주주제안이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임을 인정하는 형국이라는 게 이 회사 시각이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이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했다며 자기주식이 우호세력에게 처분되는 것을 전제로 비판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회사 정책의 본질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바라봤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단 한 차례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적이 없으며 향후에도 이를 목적으로 처분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차파트너스의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3년간 기존 보유 자기주식의 50%(보통주 262만4417주)를 분할 소각하며 이 중 보통주 87만5000주를 이달 20일 소각할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의 불황기에 회사의 재무 건전성 약화에 대비하고 M&A를 통한 사업 확장 및 신규 사업 진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나머지 50%의 자기주식을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자본조달의 여러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기업가치에 더욱 부합한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상무 측은 메가경제의 질의에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다만 차파트너스 측은 “곧 입장문을 내겠다”고 메가경제에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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